서민과 유시민과 강수진
서민과 유시민과 강수진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6.08.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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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소품문 (小品文)
▲ 강대헌

“은혜를 갚고 싶어요, 저는 못생겼어요(그래서 귀엽다는 말을 안 믿어요), 글발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요, 테니스가 취미예요, 송충이와 지렁이가 무서워요(기생충은 그렇지 않아요), 피자와 스파게티와 광어회를 좋아해요, 페이스북은 댓글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서 무서워요, 글을 잘 쓰려면 부지런히 연습해야죠, 글의 레벨보다는 독특한 콘텐츠가 더 필요해요, 서로 먼저 말하려고 상대방 말까지 끊어가면서 싸워대는 방송계는 제게 어울리지 않더군요(그래서 글과 강연으로 승부하려구요), 글의 도입부가 충격적이고 재밌어야만 해요, 저도 절필 선언을 한 적이 있어요, 윌리엄 진서(William Zinsser)의 책 ‘글쓰기 생각쓰기’를 추천해요, 사회를 의미 있게 바꾸려면 책을 읽어야 해요….”

지난 7월 초순에 진행된 ‘예스24 채널예스(www.facebook.com/chyes24)’의 생중계 인터뷰 6탄에서 기생충학 박사이자 칼럼니스트인 서민 교수가 했던 말을 모아본 것입니다.

스스럼없이 자신을 못생겼다고 말하면서 흑역사까지도 꺼내놓는 서민 교수는 그만의 열등감을 하루에 두세 개씩 글을 쓰고 일 년에 백 권씩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십 년 이상 실천한 것으로 이겨냈다고 여러 곳에서 털어놓기도 했었지요.

서민 교수의 글쓰기 해법은 이젠 작가로서의 길을 걷는 유시민의 제언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문학적이거나 예술적이지 않은 산문, 즉 생활 글쓰기는 근육으로 하는 것이라서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유시민의 글쓰기 훈련법은 다음과 같으니까요.

아주 정확한 어휘와 훌륭한 문장으로 잘 쓴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입니다. 거듭거듭 반복해서 읽으라는 겁니다.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자유론’과 칼 에드워드 세이건(Carl Edward Sagan)의 ‘코스모스’와 박경리의 ‘토지’를 추천하더군요. 또한 계속 쓰라는 것입니다. 그냥 컴퓨터 앞에서만 쓰지 말고, 작은 메모지 같은 걸 갖고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하루에 30분만 아무거나 쓰라는 겁니다.

유시민도 유시민이지만, 못생겼다는 서민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발레무용가 강수진의 인생 고백과도 같은 스포츠 브랜드 광고 ‘완벽은 없다’의 담담한 멘트가 떠오르더군요.

“전 완벽한 발레리나는 아니었어요. 처음엔 동작 하나를 완성하는데도 천 번쯤 연습해야 할 수 있었죠.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을 살았고, 그 하루가 모여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항상 완벽한 100% 상태로 무대에 올라갈 수는 없어요. 그 순간 필요한 건 순간에 집중하고 나를 믿는 거죠. 완벽이란 한계에 갇히는 순간 도전을 멈추게 됩니다. 완벽을 목표로 두지 말고 더 나은 나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세요. 중요한 건 내가 좀 더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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