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반응보다 대응하는 치안을 원한다
국민은 반응보다 대응하는 치안을 원한다
  • 이중재 <청주상당경찰서경우회장>
  • 승인 2016.08.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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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중재 <청주상당경찰서경우회장>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민도 변화에 반응하기보다 대응하는 치안을 바란다. 그러면 반응과 대응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간단히 말하면 자극에 의한 반사 작용, 즉 머리를 뒤에서 치면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는 것을 반응이라 하고, 뒤에서 누군가 머리를 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하여 머리를 맞지 않게 하는 것이 대응이다.

어떠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사를 하는 것은 반응이고, 그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대응이다. 최근에 학교폭력전담경찰관과 여학생간의 불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반응이다. 따라서 경찰은 반응이 아니라 대응하는 치안을 해야 한다.

청주시내에는 상당, 흥덕, 청원, 총 세 개의 경찰서가 있다. 이 세 개의 경찰서 가운데 상당경찰서의 관할 면적이 청주시 면적의 44%를 차지하여 가장 넓고 경찰 1인당 담당하는 인구 역시 흥덕과 청원이 각각 649명과 667명인데 비해 상당경찰서는 838명으로 가장 많다. 뿐만 아니라 상당경찰서 관내엔 충북도청을 비롯해 교육청, 법원, 검찰 등 도 단위 기관단체가 거의 위치하고 있다 보니, 이와 관련된 경찰 동원력이 많이 소요되는 각종 시위 참가자도 흥덕, 청원이 각각 1600명과 6298명인데 비해 상당경찰서의 경우는 8552명으로 훨씬 많다.

이런 가운데 2018년과 2019년까지 3만 8000여 명의 인구가 입주하는, 충북에서 가장 큰 방서지구와 동남지구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있어 이에 따른 유동인구를 비롯한 각종 치안 및 환경적인 장애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경찰은 이에 대한 치안상의 반응뿐만 아니라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아파트 입주민이 입주를 하고, 여기저기에서 사건이 발생하여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 반응, 대비를 하는 사이에서 발생할 피해자는 바로 주민이다. 그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과적으로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경찰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우리 역사의 인물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세종대왕의 예를 들어 보자. 세종대왕 역시 평상시 일과 중 오전 5시에 기상하여 9시까지 누군가와 돌아가면서 만나는 윤대(輪對)를 했다. 윤대는 정부의 고위직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으로 말하면 사무관 이하를 만나 밑바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경연(競演)을 했다. 경연은 나이든 관료들과 젊은 학자들을 동시에 참여시켜서 갭(문제)을 발견해서 문제해결에 노력을 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앞으로 예상되는 치안환경상 문제에 단순히 반응만 하지 말고, 미리 대응함으로써 충북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경찰청장이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를 국민들 앞에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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