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화력발전소 남의 일 아니다
충남 화력발전소 남의 일 아니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07.3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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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의 미세먼지 발생원 중 하나로 석탄화력발전기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 6월 3일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기 10여기를 조기에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지은지 30년이 지난 화력발전소는 폐쇄, 20년은 환경설비 개선, 20년 미만은 저감시설 선 확충이 대책의 골자다. 오는 2025년까지 폐쇄할 대상에 충남에서는 서천화력발전소 1, 2호기, 보령화력 1, 2호기 등 4기가 포함됐다.

충남 서해안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뜨거운 감자다.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떠올랐다. 전국의 석탄화력 설비 53기 중 26기가 충남에 밀집해 있다. 수도권과 충남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많은 충북으로서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충남연구원이 발표한 ‘충남 석탄화력발전 현황’이라는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충남에는 전국 석탄화력설비 53기 중의 절반에 달하는 26기가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신규로 7기가 건설되고 있고 2기가 계획 중에 있다. 충남에는 지난 1983년 보령화력 1, 2호기와 서천화력 1, 2호기가 들어서면서 화력발전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태안화력 1, 2호기와 당진화력 1, 2호기가 1993년에 건설됐다. 10년이라는 기간에 화력발전소 8기가 건설된 것이다.

화력발전소 건설은 여기서 멈춰 선 것도 아니다. 이후에도 계속 화력발전소가 건설돼 보령화력 8기, 서천화력 2기, 태안화력 8기, 당진화력 8기가 들어서 현재 가동 중이다.

이들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총 1240만kW로 우리나라 총 설비용량인 9891.84만kW의 약 12.5%를 차지하고 있다. 지은 지 20~30년 된 화력발전소이지만 여전히 전력생산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문제는 석탄화력발전소 별로 가동연도가 다르고 이에 따른 연료 사용량, 오염물질 배출량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지은지 오래되고 오염배출 저감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충남의 화력발전소가 오염물질을 많이 뿜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남에 화력발전소가 몰려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 당진화력 인근에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가 추가로 건설될 계획이 알려졌고, 김홍장 당진시장이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면서 일주일 넘게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당진 시민들도 온몸으로 화력발전소 건설을 막아내고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미세먼지는 비단 충남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4년 충북도내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농도 30㎍/㎥ 중 중국에 의한 것이 11㎍/㎥, 도내 자체에서 7㎍/㎥ 정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12㎍/㎥는 수도권 및 충남도 등의 지역에서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노후된 경유자동차가, 충남은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충북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절반 가까이는 수도권과 충남으로부터 유입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외부에서 많은 미세먼지가 유입되지만 대기오염원 측정망이 도내 3개 시 8곳에만 설치돼 있어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대기오염 측정의 사각지대라는 점이다. 충북도는 오염원별로 목표를 정해 저감 방안을 수립하는 등 중·장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자체 오염원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염원에서부터 미세먼지 발생을 차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충남의 화력발전소에 충북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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