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때
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때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6.07.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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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방석영<무심고전인문학회장>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의혹 관련, 삼성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1일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2일과 25일 시민 박모씨 및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각각 이 회장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이 25일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이첩함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통해 이 회장의 성매매 사실이 낱낱이 밝혀진다고 해도, 정작 사건 당사자인 이회장에 대한 사실상의 성매매특별법 적용은 어렵다. 알려진 바대로 이 회장이 2014년 5월부터 의식 불명 상태라면 직접적인 처벌의 실효성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회장이 자신의 딸보다도 더 어린 여성들을 성매매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도덕적 윤리적 불감증 해소를 위해 절치부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지 소수 특권층의 도덕 및 윤리적 불감증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심각할 정도로 우리 사회 전역에 윤리 도덕의 부재에 따른 온갖 부정부패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을 통해 쉽게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님은 과이불개(過而不改) 시위과의(是謂過矣)라는 말씀을 하셨다.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바로 그것이 잘못이라는 말이다. 이 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권력형 부패와 소수 특권층의 탐욕 등으로 국가 전체가 좀먹고 있는 가운데,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 여기’서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이 회장 사건을 자신의 도덕적 윤리적 우월성 과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킨 채, 잠시 잠깐 분노하고 말아선 안 된다. 제법 이해심이 깊은 척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너그러운 입장을 보이며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내는 짓도 별 소용이 없다. 두 경우 모두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 사건을 킬링타임용 가십거리로 잠시 잠간 씹다 버린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회장 등 소수 특권층을 욕하며 분노하는데 에너지를 소모할 일이 아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 각자의 내면에 숨어 있는 비릿하고 끈적거리는 욕망을 말끔히 비워내는데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극히 소승적인 미온적 태도 같지만 자신의 몸속에서 꿈틀대는 욕망의 불씨를 제거하는 일이야말로 모두가 살기 좋은 정의로운 세상을 앞당기는 첫 단추인 동시에 가장 강력한 초석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속의 삿된 욕망을 억누름으로써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생각조차 일어나지 않아야 갈등할 필요조차 없이 올곧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중용이 ‘신독(愼獨)’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까닭이다.

신독이란 홀로 있을 때 즉, 남이 보고 듣지 않을 때조차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조심한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남이 보고 들을 수 없는 머릿속의 생각조차 조심하고 경계하는 것이 ‘신독’이다. ‘지나가는 이성을 보고 마음속으로 음욕을 품는 것도 이미 간음’이란 엄정하고도 지공무사한 잣대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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