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 바꾼 금속활자본 … 현재·미래 문화로 재탄생
인류문명 바꾼 금속활자본 … 현재·미래 문화로 재탄생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7.27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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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혁명, 현존하는 세계 最古 금속활자본 직지를 찾아서

⑥ 서양의 직지, 구텐베르크를 찾아가다

소도시 마인츠 곳곳 기념비 등 건립 구텐베르크 재조명

동·서양 인쇄문화 비교 전시… 인쇄술체험 등 교육 산실

구텐베르크 성서 인류유산 소개 … 수장고속 직지와 대조
▲ 구텐베르크 박물관

한국을 대표하는 인쇄물로 세계 인쇄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보인 ‘직지’는 그러나 파리국립도서관 수장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국의 소장품이 된 유물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구텐베르크 성서는 독일이 자랑하는 인류문화유산으로 소개되며 직지와는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축제가 열리면서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는 세계 책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직지의 미래를 엿보기 위해 구텐베르크의 도시 마인츠를 찾았다. 인구 2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소도시 마인츠는 1440년경 금속인쇄기술을 발명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태어난 곳이다.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구텐베르크는 금세공사조합에 가입해 금속세공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그는 1436년부터 1446년 사이 인쇄술을 발명했으며 금속활자로 된 42행 성서를 1455년 이전에 완성한 것으로 보여진다.

금속활자인쇄술로 시작된 문명의 개벽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소수계층의 지식이 아닌 대중화에 신호탄이 되면서 세상을 변화시킨 구텐베르크의 노력도 재조명됐다.

그리고 그가 태어난 마인츠는 구텐베르크 도시로 불리며 세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도시 곳곳에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구텐베르크 기념비와 구텐베르크 박물관, 국제 구텐베르크 협회의 본부 건물을 세웠다.

▲ (왼쪽) 박물관 교육실, (오른쪽) 인쇄체험실

마인츠의 첫 방문지는 구텐베르크박물관이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박물관은 구텐베르크 동상이 안내했다. 입구부터 활자화한 설치물은 튀지 않으면서 인상적이었다. ㄷ자 형태의 박물관 역시 크기는 작았지만 ‘책’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지하에 마련된 교육실이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가 만들어진 과정을 소개하고 직접 인쇄체험까지 보여줌으로써 인쇄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었다.

전시장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영화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패트라 니콜릭 홍보팀장은 “종이로 된 책이라서 조명과 습도가 중요하다. 전시 효과도 좋지만 책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어둡게 만들었다”고 들려줬다. 특히 구텐베르크성서 원본이 전시된 전시장은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책을 부각시켰다. ‘직지’와 비교해 크고 두꺼운 구텐베르크 성서는 어두운 공간 속에서 더욱 빛이 났다.

▲ (왼쪽) 구텐베르크 성경, (오른쪽) 아트상품 판매점.

3층으로 된 전시장 전 층은 책이라는 다소 딱딱한 전시를 입체화시킴으로써 흥미를 유발시켰다. 그리고 동양의 인쇄문화를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배치해 폭넓게 인쇄문화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동양인쇄실 한쪽에는 한국전시실로 꾸며 직지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디오라마도 볼 수 있었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구텐베르크와 책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도시는 분수대에도 활자 이미지를 담아 구텐베르크의 도시임을 보여줬다.

또한 엽서, 우산, 책, 펜, 잉크 등의 아트상품을 활용해 도시를 홍보하고 있었다. 크기보다는 내용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패트라 니콜릭 홍보팀장 “연구기능과 상품개발은 철저히 구분해 운영한다”며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의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자긍심이 크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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