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출현 속초 사냥꾼들로 `북적'
포켓몬 출현 속초 사냥꾼들로 `북적'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07.24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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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O2O 쓰나미와 지역상권

①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고’의 위력
‘포켓몬 고’, ‘카카오 대리’, ‘카카오 헤어숍’, ‘요기요’, ‘미친물고기’. 최근 우리나라를 강타하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게임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들이다. 이런 서비스들이 요즘 ‘플랫폼 기반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강타하고 있다. 증강현실 게임과 O2O서비스, 지역상권과 소비자에게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속초 곳곳 ‘고개 숙인 사람들로’ 북적

기자가 속초를 찾은 것은 평일인 지난 22일이었다. 포켓몬 고(POKEMON GO)라는 증강현실 게임이 도대체 어느 정도로 인기가 있는지, 이 게임이 자치단체와 지역상권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포켓몬 포켓스탑(아이템)들은 속초 바닷가에 가자마자 등장했다. 속초해수욕장, 낙산해수욕장, 청초호 등등 속초시내 곳곳에서 나타났다. 스마트폰에 찍히는 거리모습과 아이템들이 겹쳐 나타나면 손가락 볼을 튕겨서 잡을 수 있다. 기자도 ‘피카츄 ’, ‘꼬부기’ 등 30여 마리를 잡았다.

사용자 주변의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걸어다니거나 차량을 천천히 움직이면서 나타날 때마다 잡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경치를 구경하는 사람들보다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덕분에 취재하기는 편했다. 카메라로 게임에 빠진 사람들을 찍어대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길을 걸어가다가 웅덩이에 빠지거나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아무데나 들어가는 일이 왜 생기는지 이해가 됐다.

김모씨(43·서울)는 “포켓몬 고 게임이 된다고 해서 휴가차 온 가족이 왔다”면서 “게임도 재밌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 자치단체 앞다퉈 마케팅에 활용

포켓몬 고 특수에 따라 속초시와 양양군, 고성군 등 포켓몬 고를 할 수 있는 지역의 자치단체들은 지역 마케팅에 활용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광지 곳곳마다 ‘포켓몬도 잡고 안보관광도 하고’류의 플래카드, 포켓몬 출현지역을 알리는 슈퍼마켓과 식당들의 안내문도 곳곳에 붙어 있다.

속초박물관은 속초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음달 8일까지 참여 조건을 충족시킨 트레이너들에게 무료 관람 혜택을 제공한다. 속초시는 시내 전역에 무료 와이파이를 깐다고 한다. 포켓몬고 관련 여행상품도 쏟아지면서 속초 일대가 이번 여름에 특수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청초호 호수관광 전망대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는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많지만 토·일요일에는 두 배이상 온다”면서 “포켓몬 고가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 구글, 시장지배자 ‘등극’ 가능성

그러나 포켓몬 고 열풍은 충북을 포함한 우리나라 시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특히 충북의 경우 그동안 지역마케팅 시장을 포털과 블로거에 빼앗겼다면 앞으로는 증강현실 게임과 O2O서비스를 하는 글로벌 업체들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시장의 모든 질서와 지배력이 소수의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에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포켓몬 고 열풍에서 발견되는 5가지 경제적 함의’에 따르면 포켓몬 고의 성공은 구글과 애플 등 인터넷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전망이다.

인터넷 플랫폼 비즈니스란 개발자와 이용자 사이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 및 다양한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기반구조를 의미한다. 포켓몬 고는 인터넷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인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또는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구매자들에게 서비스되며 이 게임의 수익 30%가 구글과 애플에 지불된다.

이처럼 포켓몬 고의 열풍 속에 숨어 있는 글로벌 ‘빅 브라더’의 존재는 온 국민의 열광속에서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장래현 한국인터넷소프트웨어 대표는 “포켓몬 고가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서비스되면 식당 등에서 비용을 내고 포켓몬 아이템을 유치(?)하는 게 유행할 것”이라면서 “광고서비스시장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우리가 구글을 막을수는 없다”고 말했다.

※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이란

현실세계에 실제는 아니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환경이나 상황(가상현실)을 유기적으로 연동하고 결합한 ‘확장된 현실’을 의미한다.

/안태희기자

antha@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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