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의 아이콘 부모라는 이름으로
희생의 아이콘 부모라는 이름으로
  • 윤성용<진천署 상산지구대 경사>
  • 승인 2016.07.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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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가족의 기능은 시대와 지역,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같은 시대, 같은 국가에 속한 경우라도 개인차와 생활환경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 사회는 핵가족화의 진행으로 전통적인 노인 공경 사상과 부모 부양에 대한 의무감이 약화하면서 노인학대가 사회적인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100세 시대의 고령사회를 현실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기에 노인학대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는 현실이다.

아동학대에 관한 안타까운 사연들은 언론·방송 매체를 통해 종종 보도되고 있어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어느 정도 확산하고 있지만 노인 학대는 대부분 자식이 부모를 상대로 학대하는 사안으로 자식의 잘못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는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희생의 아이콘이다.

노인학대의 유형은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신체적 학대, 모욕을 주는 정서적인 학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적학대, 재산을 빼앗는 경제적 학대, 부양 의무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방임적 학대 등 다양하다.

충북노인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충북지역 노인 학대자들 중 79%가 아들 배우자 등 친족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학대 행위의 91.4%가 가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 노인 학대를 예방하고 근절하는데 큰 걸림돌이 피해 노인이 신고를 꺼린다는 것뿐 아니라 노인 학대 신고 의무자의 무관심을 들 수 있다. 학대의 정황을 발견하고도 모른 척하고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신고를 망설이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 아동이 아닌 어른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란 무관심이 아닐까?

이에 대한 대책으로 노인 학대의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노인들의 취업 확대와 복지 증진 등 노인들이 살기 좋은 사회 안전망을 더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 경찰청 차원에서도 노인 학대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 및 홍보활동을 하고 있으며, 피해사례 발생시 이에 대한 처벌 및 피해 회복, 재발 방지 등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노인 학대 피해자가 있지 않은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누구든 노인 학대 피해를 알게 되면 112, 1577-1389로 신고를 해야 한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이다. 각계각층의 이해가 충돌하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예측불허의 혼란스러운 사회이다. 이런 혼돈 속에서도 우리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가 가정이 되어야 한다. 맛있는 것, 따뜻한 자리를 자식에게 언제든지 양보해 주신 우리들의 부모님, 우리 사회가 어른을 공경하고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는 무관심으로 인해 노인 학대가 외로운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흔을 바라보시는 어머니가 내 자식인 손주를 아끼는 마음은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다. 난 아직도 어머니의 그늘이 너무 시원하고 좋다. 나의 어머니와 모든 부모들에게 건강함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헌신과 희생으로 살아오신 것에 깊이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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