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새와 인간의 싸움
똑똑한 새와 인간의 싸움
  • 우래제 교사<청주 원봉중>
  • 승인 2016.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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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우래제 교사

깊은 산 속의 새소리는 참으로 즐거운 노랫소리로 들린다. 지금은 자주 볼 수 없는 꾀꼬리는 소리도 아름답지만 노오란 깃털의 색은 보기에도 황홀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새가 있는가 하면 더 없이 얄밉기만 한 새도 있다. 보통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릴 때 새대가리(鳥頭)라고 한다.

정말 새가 멍청할까? 우선 새들의 감각기관은 놀랄 만큼 뛰어나다.

농부들의 일 년 농사는 씨 뿌리기부터 시작한다. 옥수수, 들깨, 참깨 등 넓은 밭에 씨를 파종하는데 이런 것들은 새들에게 아주 좋은 먹이이다. 보통 옥수수는 땅을 파고 파종하는데 싹이 뾰족하게 올라오면 여지없이 새들이 날아와 옥수수 알갱이를 파먹는다. 뾰족한 옥수수 싹 아래 알갱이가 있다는 것을 새들이 아는 것이다. 얄미운 새를 속이기 위해 새가 파먹은 곳에 옥수수를 심고 위에 살충제를 묻힌 옥수수 알곡 하나씩 얹어 놓아 보았다. 새들은 살충제 묻은 옥수수를 빼고 여지없이 땅에 묻은 옥수수 알곡을 파먹었다. 놀라운 후각이다. 결국 포토에 모종을 키워 심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 참깨를 파종했더니 이 역시 많은 곳이 비어 있었다. 새들이 여지없이 주워 먹은 것이다. 높이 날면서 덜 덮인 참깨를 알아보고 내려와 땅속에 묻힌 것까지 찾아내 다 주워 먹다니 뛰어난 시력이 놀랍기만 하다. 새에 따라 다르지만 매의 시력이 인간의 6~10배 정도 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참깨도 모종을 키워서 심어야 했다.

그다음은 들깨이다. 들깨 또한 새가 2/3 정도 주워 먹어버려 이번엔 검은 막을 씌워야만 했다. 결국 인간이 새에게 지고 말았다. 새한테 세 번 이상 참패한 내가 새보다 못한 새대가리(?)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새의 지능은 어느 정도일까?

새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어리석지 않다. 인간을 제외한 동물 중에서 머리가 좋은 동물에 속한다. 특히 우리나라 텃새인 까마귀, 까치는 ‘날개 달린 영장류’라고 할 정도로 영리하다.

어느 조류학자가 까치를 연구하기 위해 알이 있는 둥지를 올라가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후 이 조류학자가 둥지 가까이 가면 까치가 날아와 조류학자를 위협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까치가 사람을 구별할 수 있나 알아보기 위해 조류학자와 비슷한 키에 비슷한 옷을 입은 다른 사람하고 같이 둥지 곁을 갔더니 정확하게 조류학자 머리를 날개로 때렸다고 한다.

이를 보면 까치도 사람을 구별할 줄 안다는 것이다. 또 까치들은 서로 협동할 줄 아는 동물이다. 어느 날 까치 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시끄러워 쳐다보니 둥지 가까이 온 매를 서로 협동하여 매를 쫓아내고 있었다.

이처럼 새들의 지능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5-7세 수준의 지능이란다.

이제 농사는 풀과의 전쟁에다가 새와의 머리싸움이 되었다. 수확 시기에 찾아와 제일 먼저 맛있는 과일 쪼아 먹는 새, 처음에 먹지 않더니만 이제 블랙쵸코베리도 먹을 줄 아는 새, 옥수수, 참깨, 수수 익어가면서 사람보다 조금 먼저 먹는 새, 어쩌다 새와 인간의 두되 싸움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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