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경마장’ 오지 말아야 한다
‘화상경마장’ 오지 말아야 한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07.20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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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청주지역이 난데 없이 마권 장외발매소를 청주에 유치하는 문제로 떠들썩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권 장외발매소, 즉 화상경마장이 청주에 오는 것을 반대한다.

화상경마장을 유치하고자 하는 측에서는 연간 세금이 200억원까지 더 들어오고, 마권 구매제한으로 도박중독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상경마장은 쉽게 말하면 ‘화상 도박장’이다. 말이 실제로 뛰는 장면을 보면서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고 TV를 통해 중계되는 화면을 보면서 돈을 거는 곳이다.

도박중독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까지 팽개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발표한 2014 도박문제관리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인구가 20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박중독의 유병률은 5.4%로 영국 2.5%, 프랑스 1.3%보다 훨씬 높다. 그만큼 도박중독의 폐해가 크다는 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중독자들이 청주에 몰려오는 것 자체가 반가울 리 없다.

외국인 전용도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보니 청주가 사행성도박장의 ‘신천지’가 될 가능성도 높다.

이미 화상경마장은 전국에 충분히 있는데도 말이다. 서울 10곳, 경기도 9곳, 인천 4곳, 충청 2곳, 경상 4곳, 전라 1곳등이다.

충청지역에는 청주와 가까운 대전과 천안에서 운영중이다. 이 2곳에 지난해 78만명이 입장해 3만6000여건의 마권을 샀다.

또 다른 피해는 이른바 2차 피해자들이 양산되는 것이다.

도박중독자, 도박패배자들이 몰고오는 각종 범죄행위와 무질서 행위도 청주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화상경마장이 있는 곳이나 내국인출입이 가능한 카지노가 있는 강원도 정선지역, 멀리 마카오 등지에서 도박중독으로 패가망신하고 이른바 ‘앵벌이’로 연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곳 청주에서도 등장하게 된다.

화장경마장이 들어서는 인근지역의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도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최근 화상경마장 후보지 인근지역 아파트촌에 호텔이 들어서려고 했다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좌절된 적이 있다. 이런 주민들이 호텔보다도 더 사회적인 파장이 큰 화상경마장을 그냥 두고볼 것인지도 의문스럽다.

이처럼 화상경마장이 가져올 정주여건 문제, 교육환경 저해, 시민휴식공간 훼손 등의 사회적인 손실은 예상되는 이익보다 크면 컸지 작지 않을 것이다.

화상경마장 말고 합법적이고, 고용창출 가능성이 높고, 이용자와 주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유치는 불가능한 것인가. MICE산업의 육성을 외치고 있는 입장에서 청주시민들의 위안이 될만한 대안마련도 이참에 마련되었으면 한다.

어쨌든 청주시는 이 문제에 대해 빠른 시간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시민들이 불안해지고, 주민들의 반발이 더 거세질 수 있다.

당장 오늘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화상경마장이 ‘맑은 고을 청주 ’에 오겠다는 말 자체가 다시금 세간의 입길에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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