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
올해와 내년
  • 박경일<명리학연구가>
  • 승인 2016.07.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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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로 보는 세상이야기
▲ 박경일<명리학연구가>

丙申年(병신년)의 ‘병(丙)’은 태양과 같은 빛을 뜻하는데 명확히 밝혀지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감추어졌던 일들이 명백히 드러나는 해가 된다는 암시다. 丙申年의 ‘신(申)’은 金으로서 병화(丙火)가 밝히려고 하는 목표대상이다. 金은 국가적으로 사법기관이나 국방부, 검찰, 경찰, 감사원, 사정기관 등 쉽게 말해 칼자루 쥐고 휘두르는 기관이다.

최근 한두 달 사이 법조계의 비리가 굴비 엮듯이 이어졌다. 100억원 수임료로 유명해진 최유정 전 부장판사의 부정 청탁 로비사건, 전관예우로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홍만표 전 검사장의 변호사법 위반 및 탈세 사건에다 이젠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丙申年의 ‘신(申)’은 金으로서 엄숙하게 죽인다는 숙살지기(肅殺之氣)다. 그 칼끝은 비리가 밝혀진 곳을 향하는데 병화(丙火)가 신금(申)을 비추니 金은 스스로 자신에게 칼날을 겨누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불은 金을 제련하여 녹이는 속성이 있으니 검찰의 환골탈태를 기대해볼 만하다.

검찰출신 금태섭 의원의 말처럼 고위공직자 수사처를 굳이 만들 필요 없이 경찰 비리는 검찰이, 검찰 비리는 경찰이 수사하도록 시스템을 만들면 될 것이다. 金이란 본래 솎아내고 잘라내는 일을 할 뿐 음(陰)의 속성 때문에 밝혀내고 드러내는 일에는 둔한 법이다. 더욱이 본인들의 비리를 스스로 파헤친다는 것이 가능하겠나. 진실을 밝히는 것은 火(언론, 시민의식)의 담당이고 다만 金이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게끔 제도화하면 될 일이다.

내년은 정유년(丁酉年)이다. 올해는 법조계나 검찰, 국방부, 경찰 등 사법기관이나 사정기관에 개혁의 칼날이 가지만 내년은 재벌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개혁의 칼을 맞을 것이다.

같은 火지만 정(丁)은 병(丙)에 비해 대단히 뜨거워 金을 잘 녹여낸다. 유(酉)는 뚜껑이 덮인 단지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소중한 무언가를 작은 단지 속에 압축하여 저장하는 모습이다. 보통 돈, 보석, 재화 등 실질적인 재물을 뜻하기도 하고 송곳이나 예리한 칼날로 찌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보면 유(酉)는 재벌, 대기업, 금융기관, 재정경제부 등 국가의 재정을 담당하거나 재화가 몰려 있는 곳을 의미한다. 정화(丁火)는 ‘공공의 이익을 생각하다’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내년 정유년(丁酉年)은 재벌대기업이나 금융관련 기관에 제재를 가하여 공공의 이익을 이루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들이 보호받고 재벌대기업들의 가격담합이나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경제를 어지럽히는 것이 유금의 예리한 칼날 아래에 잘려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병신년(丙申年)-정유년(丁酉年)-무술년(戊戌年)으로 이어지는 삼 년은 하루로 보면 저녁의 시간이고 한 해로 보면 가을을 의미한다. 숙살지기로 개혁과 구조조정의 칼날이 무성하겠지만 이면에는 풍요로움이 있는 추석과 같은 시기다. 고위공직자들의 비리가 밝혀지는 것은 국가적으로 망신이지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일이 아니겠나. 올해와 내년에 이루어질 개혁과 조정의 바람이 약자와 소시민을 풍요롭게 하고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의로운 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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