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주민을 더 이상 뿔나게 하지 마라
오송 주민을 더 이상 뿔나게 하지 마라
  • 박병찬<칼럼니스트>
  • 승인 2016.07.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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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 박병찬

오송 주민들이 완전 뿔났다. 오송호수에서 나는 악취 때문이다. 화(火)를 더욱 돋우는 것은 관련기관단체의 태도다. 동일한 민원이 한두 해도 아니고 수년간 계속됐음에도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데다 그 책임을 타 기관단체에 떠넘기는 한심한 작태까지 보이고 있다.

오송호수 악취문제는 지역주민들에게 가장 큰 걱정(이슈)거리다. 지역구 의원 및 자자체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무도 앞장서서 이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축사주인이 관련법규를 위반해가며 기준치 이상으로 폐수를 방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강력하게 단속도 적법하게 처리도 않는다. 지역주민들에게 축사주인을 상대로 설득해 보라고 할 정도로 책임감도 없다. 공직자로서 기본이 안 된 복무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존재가치를 상실한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주민들은 더 이상 지자체 및 의원들을 믿을 수가 없다. 하여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힐데스하임 아파트 부녀회가 앞장섰다. 명품도시 오송을 향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지역구 국회의원(도종환)과 광역·기초의원(임병운 박노학 하재성 등), 지역주민 등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주선했다.

많은 얘기가 오갔다. 주민들이 주문한 내용은 대부분 악취문제 해결과 관련한 것이었다. ‘오송 보다 늦게 시작한 청주 성화동 개발 때는 지역 내 양계장을 적시 매입 이전해 놓고, 왜 오송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악취(민원)의 근원인 축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느냐’며 관계기관단체의 편파적인 태도를 강하게 지적하는 주민도 있었다.

청주시가 ‘오송을 버린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하며 말이다. 축사폐수 무단 방류를 실시간으로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악취가 나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자체 관계자(오송읍장 연규옥)는 ‘다음달(8월) 말까지 충북개발공사 등 관련기관단체와 협의해서 해결방안을 마련, 주민들에게 알려주겠다’고. 지방의원(박노학 등)은 ‘다음달 말까지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금년 내로 충북도와 청주시가 문제 축사를 매입, 공익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결심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만족할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관계기관단체가 그동안 악취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흔적은 엿볼 수 있었다.

문제는 말보다 실천과 가시적인 성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구 의원들과 지자체 관계자에게 ‘약속한 내용을 문서화하고 모두 서명하라’고 주문했다(물론 안했다. 웃고 넘어갔다). 약속한 내용을 사명감을 가지고 반드시 추진하라는 주문이라고 본다.

오송호수 악취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오랜 세월 장기화된 고질적인 문제다. 주민들을 뿔나게 할 만한 문제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창문을 열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송은 청주의 관문으로 얼굴과 같다. 교통의 중심지이며 국토의 허리다. 보기만 해도 생각만 해도 끌리는 살고 싶고 스토리가 있는 쾌적한 명품도시가 돼야 한다. 지자체 및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주민들을 더는 뿔나게 해서는 안 된다. 직(職)을 걸고 악취문제 해결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이번 약속만큼은 반드시 지켰으면 한다.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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