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똥퍼
내 친구 똥퍼
  • 민은숙<괴산 동인초>
  • 승인 2016.07.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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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민은숙

예전 연암 박지원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분은 참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이 말이 쉽지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자신의 편견과도 싸워야 하고, 세상의 별난 시선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그 쉽지 않은 것을 무려 조선시대에 도전한 사람이다. 유교와 성리학이 판쳤던 시대 안에서, 실학을 부르짖던 혁신을 이룬 사람이기도 하다.

왜 갑자기 박지원 이야기인가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소개할 이야기가 박지원 선생님의 원작 중 하나인 ‘예덕선생전’을 읽기 쉽게 다시 엮은 이은홍 선생님의 ‘내 친구 똥퍼’이기 때문이다.

한 소년이 있다. 양반이다. 체면을 중시하고 양반의 권위의식에 젖어 있다. 어린 탓에 아직 시야가 좁은, 평범한 소년이기도 하다. 한 스승이 있다. 높으신 양반과 어울리기보다 막일꾼과 어울린다. 양반 소년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그런 파격적인 선생님이기도 하다. 내 친구 똥퍼는 소년의 질문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왜 선생님은 친구에 대해 중요하다고 가르치면서 왜 똥퍼 같이 천하고 더러운 이와 친구인가 하는 물음이다. 스승은 그런 소년에게 친구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결국 친구란 신분이나 재산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신의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는 교훈. 그리고 하찮고 더러운 똥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은 결국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돌고 돈다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박지원이라는 사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박지원의 위인집과 소설을 몇 개 읽으면서 작가로 실학가로 활동했던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양반이었지만 소탈하게 다양한 사람과 친구 먹던 사람이었다. 청나라를 여행한 여행가였고, 양반전, 허생전을 펴낸 소설가였던 사람이다. 정말로 조선시대 같지 않았던 삶을 살다간 사람이었다. 인생 자체가 혁신이고, 파격이고, 대범한 사람이다.

책을 읽으며 이 글을 고르고 다시 그린 이은홍 선생님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왜 하필 박지원일까. 왜 하필 이 이야기를 고르셨을까? 이 이야기를 지은 이은홍 선생님은 과연 어떤 분이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충북도 중앙도서관의 지원을 받아 21일 우리 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이은홍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이은홍 선생님은 실제 어떤 분이실까 하고,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 중에 누군가는 작가의 꿈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누군가는 박지원 같은 삶을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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