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사태에서 보여준 음성군민의 저력
사드 사태에서 보여준 음성군민의 저력
  • 이화영<사드배치반대음성군대책위 집행위원장>
  • 승인 2016.07.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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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한반도에 쓰나미를 동반한 강진을 몰고 왔다. 전국 곳곳에 갈등의 파도가 넘실댔고, 정부를 향한 믿음은 강한 파열음을 내며 갈가리 찢겼다.

사드 배치지역으로 거론된 충북 음성군민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력 중앙언론에 음성이 사드배치 지역으로 거론되자 불안과 공포가 지역주민들을 집어 삼켰다. 하지만 패닉은 잠깐이었고 대응은 신속했다.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음성지역의 지도자들은 긴급하게 사드배치반대음성군대책위원회를 결성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에 강한 저항의 메시지를 던졌다.

각 읍·면에서도 이장협의회의를 비롯한 각급 사회단체가 저항을 결의하고 300여장의 사드배치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드음성대책위는 지역의 주요 사회단체장 6명을 공동대표로 선임하는 등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발 빠르게 지역의 여론을 주도해 나갔다.

이들 모두는 생업도 포기한 채 지역의 미래와 주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음성군민들도 사드음성대책위와 한 몸처럼 움직였다. 사드음성대책위 출범식 홍보기간이 불과 2일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수 백명의 군민들이 동참했다.

사드음성대책위는 지난 7월 8일 한미 정부가 한반도 사드배치를 공식화하면서 긴급회의를 통해 당초 7월 21일 개최 예정이었던 범 군민결의대회를 열흘 앞당긴 7월 11일에 열기로 결정했다. 준비기간은 고작 3일이었다. 더구나 그중 2일은 휴일이었다. 상황이 너무나도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사드음성대책위는 고심에 빠졌다. 남은 3일 동안 공표한 2000명의 군민을 어떻게 집회 현장으로 올수 있도록 하느냐가 최대 관건이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사드음성대책위 예측보다 2배가 많은 4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음성군민은 어려울 때 하나가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더욱 놀라왔던 것은 결의대회가 끝나고였다. 그 많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였었음에도 사람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휴지조각 한 장이 없었다. 주최 측에서 머리띠, 손피켓 등 시위용품 4000개와 생수 3000개를 나눠줬음에도 바닥에는 쓰레기 하나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사드배치반대 서명운동도 음성군민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사드음성대책위는 10만 음성인구의 10%인 1만인 서명을 받아 국방부에 전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서명을 받은 지 6일 만에 2만3095명이 동참했다. 전체 인구의 23%가 참여한 것이다. 사드음성대책위 공동대표단은 이 서명지를 국방부에 전달했다.

사드음성대책위가 본격 활동을 시작한지 15일 만에 1200만원이 넘는 각계의 정성이 쏟아지는 등 사드배치 반대 운동에 써달라는 성금도 줄을 이었다.

사드음성대책위는 활동이 종료되면 남은 성금을 음성장학회에 전액 기탁할 예정이다.

사드배치 거론은 음성군민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어려울 때 하나로 단결하는 음성군민들의 저력을 보면서 음성군 지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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