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암골' 제모습 잃었다
`수암골' 제모습 잃었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7.14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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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주시, 수십억원 투입 활성화사업 불구

카페 · 음식촌 변질 이어 복합상가·오피스텔 신축

드라마 관광명소 퇴색 … 관광객 발길도 점점 줄어

96억 투입 드라마 테마파크 조성사업 효과 의문
▲ 충북도와 청주시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수암골이 카페촌으로 변질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에 복합상가 등을 위한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드라마 촬영지로 명성을 떨쳤던 청주 수암골이 사라지고 있다. 고유의 모습을 잃었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펼친 수암골활성화사업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카페와 음식촌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피난민촌의 모습과 그곳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 촬영지라는 이미지는 사라지고 카페 등의 부대시설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면서 수암골의 고유풍경이 사라져 주객이 전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청주시가 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곳에 조성하려는 ‘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 사업도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2010년 드라마 촬영지로 급부상한 수암골은 벽화마을조성과 드라마촬영지원, 인기배우 동상 설치, 벽화 개보수 등의 명목으로 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수암골이 관광명소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주변에 카페와 고급음식점 등의 부대시설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서 고유의 수암골 모습을 잃고 있다.

지금도 주변 4~5곳에서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신축건물은 주로 카페와 복합상가다.

수암골을 찾은 이영미씨는 “피난민촌 풍경을 기대하고 수암골을 찾았다가 많은 현대식 건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달동네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드라마촬영지도 명맥만 유지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사유지여서 개인간 거래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인데 이곳에 현대식 건물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면서 관광객도 줄어들고 있다.

마을 주민은 “옛집이 사라져 마을에는 옛 기와집이 20여채 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어느 날 보면 집이 헐리고 현대식 건물을 짓는 공사가 진행된다. 이러는 사이 관광객들의 발길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암골활성화사업 중 하나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예술촌 조성사업도 흐지부지된 상태다.

수암골에서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이모씨는 “수암골예술촌을 조성한다는 말을 들고 입주했는데 아무런 진척이 없다”면서 “관광객도 뜸해 활동을 지속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암골활성화사업이 답보상태인 가운데 청주시가 ‘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96억원으로 김수현아트홀과 드라마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암골이 원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상당부분 카페촌으로 변모한 상황이어서 ‘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조성사업이 당초 취지대로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한 지역 예술인은 “드라마촬영지로서의 의미가 퇴색된 수암골에 계속 예산을 들이는 것은 신중해야 할 일”이라면서 “이미 상당부분 특성을 잃은 탓에 사업이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수암골 문제는 도시계획문제와 사유재산이 맞물려 있다. 수암골만으로는 관광객이 머무르는 시간이 짧다. 카페촌이 생기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드라마거리는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해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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