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참으면 독이 됩니다
데이트 폭력, 참으면 독이 됩니다
  • 김나혜<제천署 용두파출소 순경>
  • 승인 2016.07.1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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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나혜

사랑하기에도 바쁜 햇살 좋은 어느 날 우리 용두파출소 관내에 긴급신고가 접수됐다.

이별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남자친구가 폭력을 행사한다는 신고였다.

신속하게 출동해 현장을 확인해보니 각종 가재도구와 가전제품이 파손돼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피해자인 여성은 얼굴과 목 등에 폭력으로 인한 상처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덜덜 떠는 피해자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어디 크게 다친 곳은 없는지 병원은 가지 않아도 되는지 등의 따뜻한 말을 건네니 그제야 피해자는 눈물을 흘리며 폭력을 행사한 남자친구를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여경이기 이전에 같은 여성으로서 깊은 슬픔을 느끼면서도 지금이라도 피해자가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이러한 폭력성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수차례에 걸쳐 나타났을 것이고 지금까지 신고하는 등의 방법을 찾지 않고 참아왔기에 폭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옛말에 ‘참으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 하더라도 단순한 말다툼을 넘어 짙은 폭력성을 드러낸다면 그것은 곧 범죄행위일 것이며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한 마음 때문에 그 범죄행위들을 덮어두거나 참고 넘어가는 것은 모두에게 독이 되어 큰 상처로 남을 것이다.

최근에는 단순 폭력으로 시작해 상습 폭행, 살인미수, 살인 등의 강력 범죄로 이어져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이에 경찰청은 ‘데이트폭력 집중신고기간’을 적극 운영 및 단속했고 한 달의 기간 동안 전국에서 1279건을 접수해 868명을 입건했으며 61명을 구속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82명)에 비해 49.1%나 상승한 엄청난 수치이며 이러한 통계수치는 더 이상 데이트폭력이 당사자들만의 문제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데이트폭력을 우선적으로 근절하기 위해서 경찰은 피해자들이 112, 여성전문상담전화(1366), SNS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 신고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전국 경찰서에 ‘연인 간 폭력 대응 TF팀’을 편성해 사건 발생 시 단계별 해당 기능에서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에게는 보호시설 연계, 임시숙소 제공, 112긴급신변보호대상자 등록 등 ‘맞춤형’신변보호를 실시하고 가해자에게는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의 강도 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적극 ‘경고’해 스스로 범죄행위를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데이트폭력’은 단순한 사랑싸움이 아니다. 언제든 강력 범죄로 변질될 수 있는 범죄인만큼 피해자들이 망설이지 않고 스스로 신고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해 은밀한 곳에서 벌어지는 데이트폭력이 근절될 수 있기를 바란다. 부디 더 이상은 데이트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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