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식욕저하 등 다양한 증상 동반 … 방치땐 위험
집중력·식욕저하 등 다양한 증상 동반 … 방치땐 위험
  • 이재영<청주 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승인 2016.07.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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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우울증

건강칼럼
▲ 이재영

‘우울증’이란 말은 일상생활에 흔히 접하는 단어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우울하다’는 말은 일시적으로 기분이 저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의학적으로 ‘우울증’이 있다는 것은 전문용어로는 ‘주요 우울증’이라고 한다.

이런 병의 특징은 일시적으로 우울한 것이 아니라 최소 2주 이상 우울감과 의욕저하 또는 흥미 상실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서 기타 몇 가지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우울증의 증상과 종류·일반인들 사이에 화가 치밀어 병이 생겼다고 말하는 ‘홧병’ 역시 ‘주요 우울증’이라는 병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주요 우울증의 증상에는 상기 대표적인 증상 외에 여러가지 증상을 동반한다.

집중력 저하, 건망증 증가, 불안, 초조, 불면증 또는 수면 과다증, 식욕 저하 또는 증가, 체중 감소 또는 증가, 사고 속도의 저하 또는 상승, 변비를 포함한 각종 소화기 증상, 죄책감, 자격지심, 자기비하, 자살사고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우울증은 또한 매우 위험한 병이다.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 환자 중 15%에서 자살시도를 하고 이중 상당수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자살 시도자 중 겉으로 드러나는 사회적 및 개인적 고통 그 기저에는 상당수에서 주요우울증이라는 병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런 사람들을 조기 발견해 조기 치료를 시행했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울증의 유병률은 다른 어떤 병보다 높다. 여성은 5명중 1명이 이 병에 걸리고 남성인 경우에는 10명 중에 1명이 걸린다고 할 정도로 매우 높다.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환자 개개인의 고통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사회적 국가적 손실 역시 매우 크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어떤 병이 가장 환자 개인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방해를 주는가를 조사한 결과 1위가 ‘주요 우울증’이었다.

한 때 미국에서는 대대적으로 우울증을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자는 운동이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주요 우울증의 증상은 전술했듯이 매우 다양하여 환자 개개인의 성격이나 처한 환경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우선 연령에 따라 구분해 볼 수 있다. 학동기에서는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학교 거부증’, ‘이유 없이 반복되는 복통’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공부하는데 불안, 초조, 불면, 두통, 소화기 증상 등이 있는 ‘고3병’으로 나타날 수 있고, 대학교 4학년인 경우 취업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아 발생하는 ‘대4병’이 있을 수 있다.

주부는 고부 및 부부 간의 갈등 등으로 인한 ‘주부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황혼기에 자식들이 결혼해 출가하고 부부만 남게 되어 빈 둥지를 지키면서 외롭고 쓸쓸하고 우울해진다는 ‘빈둥지증후군’이 있을 수 있다.

노인들에게 우울증이 오면 마치 치매환자처럼 건망증이 심해져 치매를 닮게 된다는 ‘가성 치매’ 역시 우울증의 한 종류로 치매와 반드시 감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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