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 난맥상 보여준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준비
도정 난맥상 보여준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준비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6.06.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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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두 달 후면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가 열린다. 이맘쯤이면 청주시내 거리에는 대회를 알리는 조형물과 만국기로 새 단장을 하고 주민들도 기대에 들떠 있을 법도 한데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족한 예산, 빨간불이 켜진 출전선수 확보, 마스터십을 이해 못 하는 도민들의 냉소적인 분위기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아직도 많은 도민은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있는데 무슨 연고로 무엇 때문에 청주에서 무술대회를 개최하는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단다.

‘충주세계무술축제’는 시연중심의 축제행사이고,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는 관련 종목 고수들이 출전해 최강자를 가리는 무술올림픽이라고 설명해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처럼 청주시를 무술올림픽의 발상지로, 메카로 만들겠다는 충북도의 야심찬 계획이 왠지 공허하기만 하다.

스포츠 이벤트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권위 있는 국제대회를 유치해 개최하는 것과 새로운 대회를 창설해 개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축구 같은 단일종목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것이 전자이고,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같은 신규대회가 후자에 속한다.

충북은 이미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

권위 있는 국제대회는 선수들을 초청하지 않아도 온다. 아니 못 와서 안달이다. 그러나 신설대회는 읍소해야 온다. 자칫하면 돈만 잔뜩 들이고도 안방행사로 전락하는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선수와 관중에 대한 시장조사를 철저히 한 후 승산이 있다고 판단될 때 장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도 충북도는 스스로 제2의 올림픽이라 칭하면서 단일 대회인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보다도 적은 예산과 인원으로 변변한 사무실조차 없이 조직위를 꾸렸다. 주먹구구식 한건주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대회를 100일을 앞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공동조직위원장을 임명했는가 하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자 부랴부랴 행정자치부에 특별교부세 30억 원을 지원요청하기도 했다. 또 대회를 불과 80여일 남겨두고 직제를 개편하고 통합사무실을 마련했다. 그것도 충북도의 공론의 장인 대회의실에 더부살이를 시켰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 돌연 씨름 종목을 제외시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조직위가 당초 목표했던 60~80개국 20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을 참가시키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는데, 혹여 검증되지 않은 함량 미달 선수들을 끌어들여 국제적인 망신을 사지 않을까 노파심이 들기도 한다.

태권도와 택견을 비롯해 검도, 무에타이(태국), 삼보(러시아) 등 12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져 볼거리는 풍성할 것으로 보이나, 경기 종목 특성상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종주국선수들끼리 자웅을 겨루는 허울뿐인 국제대회가 될 공산이 크다. 더욱이 8월 5일부터 8월 21일까지 리우올림픽이 열린다. 국민의 관심이 온통 올림픽에 쏠려 있어 관심 밖으로 밀릴 수 있다.

그런 만큼 조직위는 대회운영 준비에 전념하고, 충북도와 청주시는 조직을 풀가동해 대회의 흥행과 성공을 지원해야 한다. 지난주에 끝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처럼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이다.

대회를 승인해 준 도의회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제대회인 만큼 의회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난주에는 300명이 참여하는 자원봉사단 발대식도 열었고, 사회봉사단체들과 업무지원협약도 맺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국제엑스포와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충북도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에 성공신화를 쓰리라 믿는다.

참가국 선수 임원들과 관람객들이 ‘원더풀 충북!’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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