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과 범죄, 그리고 우리들의 역할
청년실업과 범죄, 그리고 우리들의 역할
  • 김현<충북경찰청 제1기동대 순경>
  • 승인 2016.06.2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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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김현

얼마 전 정부 청사를 뚫고 공무원 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대학생 사건은 취업난 속에 빚어진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으로, 요즘 주변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가족들을 둔 사람들은 청년실업이라는 말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문구가 아니게 보일 것이다. 2016년 2월 기준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12.5%로 IMF 이후 최고치였고 20대 청년 자살률은 OECD 1위인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대학생 졸업생 10명 중 6명이 평균 1321만원의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위와 같이 청년실업으로 인하여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20, 30세대가 범죄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경찰청이 집계한 총 범죄자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청년층인 19~30세는 2014년 23만7941명에서 2015년 24만7867명으로 4.2%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31~40세, 41~50세가 각각 2.8%, 2.3%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특히 대표적인 생계형 범죄로 분류되는 절도 범행에서 청년층의 비중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15 범죄통계’를 보면 절도피의자 9만5645명 중 19~30세는 2만424명으로 전체 21.4%를 차지했다. 10대 중·후반(14~18세·27.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2014년에도 전체 10만2658명 중 2만2086명(21.5%)이었다.

그러나 청년실업으로 인한 범죄향상은 가해자나 피의자로만 분류되지 않는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생활고의 절박함을 느낀 청년들이 도박에 빠지고, 늘어난 빚으로 인한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은 피싱이나 파밍, 스미싱, 몸캠피싱 등 사이버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이렇듯 팍팍한 청년실업의 그늘 속에 범죄의 늪에 빠져드는 청년들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경찰관에게는 ‘가끔’이 아닌 ‘수시’로 접하는 유기성이 있기에 필자는 이에 관련 글을 쓰게 되었다. 지구대에서 업무를 할 당시 주폭 신고의 피의자나 피해자의 60%가량이 20대의 청년들이었고, 이들은 술에 상당히 취하여 “취직도 안 되고”라는 말을 되풀이하기도 한다. 이 말들이 가슴속에 안타깝게 다가와 술에서 깬 뒤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고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가슴속에 심어주려 하였던 적이 있었다.

물론 정부의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정책과 방안이 이러한 청년범죄유형을 줄여나갈 수 있는 궁극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청년범죄를 접할 수밖에 없는 우리 경찰관은 청년들이 적어도 일할 곳을 찾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오점을 남기지는 않도록 유도하고 이들의 상황과 아픔을 공감하며, 우리 국민이 모두 더욱 긍정적이고 희망의 씨앗을 이들에게 남겨주어 사회불만을 해소 시키려는 노력 역시 절실할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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