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의 공부
이 교수의 공부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6.06.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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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소품문 (小品文)
▲ 강대헌

공부를 멈추지 않는 이한우 교수(단국대학교 인재개발원)는 “진정한 리더십이란 안팎의 문제를 끌어들여 내재하는 데 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포용력’을 가장 잘 보여준 조선시대 임금으로 세종을 내세운 적이 있습니다. 그는 세종이 즐겨 쓰던 말이 “상고하라”였다고 합니다. 자세하게 따져서 참고하거나 검토하는 것이 ‘상고(詳考)’의 뜻이니, 정책결정 과정에선 더할 나위 없는 금과옥조(科玉條)가 아닐 수 없겠군요.

이한우 교수는 한편으로 ‘괴물’이란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25세부터 30년 동안 전업 작가도 아닌 일간신문 기자로서 저서 27권과 영어와 독일어와 한문을 아우르는 번역서 20여권을 냈으니 말입니다.

생활인으로 살면서도 공부가 너무 좋아서 놓지 않았기에 뒤늦게나마 꿈을 이뤘다는 이한우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을 7년 동안 외울 정도로 읽었다고도 합니다.

그를 통해 실록(實錄)을 읽는 방법을 배울 만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군주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1순위 기준에 대해 그는 “군주가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를 보면 됩니다. 그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알 수 있어요. 군주가 받은 교육을 통해 한 시대가 결정됩니다. 몇 살 때 무엇을 배웠는가, 무슨 책을 좋아했나, 세자의 지위에서 배웠는가, 임금이 된 후에 배웠는가, 이런 것을 파악하면 군주의 성격과 정책 결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요.”

이한우 교수가 원서를 100번도 더 읽으면서 손가락 관절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집필에 매달렸다는 책인 ‘논어로 논어를 풀다’는 ‘논어(語)’를 제대로 읽어 내려가기를 권유합니다.

‘논어’를 오역한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더군요. “많은 사람들은 불혹(不惑)을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 어딘가에 미혹되지 않는 것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 같아요…불혹이라는 것은 자신의 성질부터 다스리라는 뜻이죠. 반대로 혹한다는 것은 요즘 식으로 하자면 ‘욱’하는 것이에요.”

이한우 교수는 ‘논어’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으로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속으로 서운한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라는 뜻의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溫)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를 꼽았어요. 이유는 이랬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기를 기대하죠. 그러나 공자는 알아주지 않더라도 속으로 꽁해하지 말고 스스로 원칙에 따라 하고자 하는 바를 해나갈 것을 주문합니다. 원칙을 외부로부터 찾지 말고 자기 안에서 찾으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면, 그리고 우리 자신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면 우리는 뭔가 일이 잘못되면 자기 탓보다는 남의 탓을 하죠. 그런데 이렇게 되면 자기발전을 할 수가 없어요.”

이한우 교수는 무슨 일을 하든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속으로 서운해 할 것이 아니라, ‘간곡한 마음씀씀이’로 하면 진한 감동을 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만만히 볼 수 없는 게 공부이긴 하지만, 이한우 교수의 공부는 끝이 없어 보이는군요.

내용이 더 궁금하시다면,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이란 인터뷰 연재 기사에서 이한우 교수편을 찾아보세요. 오늘 제가 전한 것은 반의반도 되지 않으니까요.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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