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노(?) 옥수수
알비노(?) 옥수수
  • 우래제 교사<청주 원봉중>
  • 승인 2016.06.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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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 우래제 교사

몇 년간 옥수수를 심어 왔지만 올해는 옥수수 파종이 참 힘든 한 해였다. 싹이 터 뾰족하게 올라오면 여지없이 새들이 날아와 옥수수 알갱이를 파먹어 몇 번을 파종해야 했다. 냄새 나는 농약을 타서 유인했지만, 새들은 여지없이 씨앗으로 심은 알곡만 먹어치웠다.

결국 새들의 극성에 모종을 길러 심어야 했다. 겨우 씨 뿌리기를 끝내고 곡식들이 잘 자라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많은 옥수수 중 하나가 노란색을 띠고 있었다.

황화현상일까? 알비노 현상일까? 이 옥수수는 잘 자랄 수 있을까?

알비노란 라틴어로 ‘하얗다.’라는 뜻의 알부스(albus)에서 유래한 말로 색소가 있어야 할 곳에 색소가 생기지 않는 이상 현상이다. 알비노 현상은 인간과 그 외 다른 척추동물에서 병이 걸려 생기는 것이 아니고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나타난다. 알비노는 열성 유전으로 근친결혼이 많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미국 인디언의 소위 백색 인디언이 유명하다. 알비노의 직접적인 원인은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현상이다. 흰쥐, 흰 사슴, 흰 까치, 분홍 돌고래, 황금 개구리 등 모두 색소가 생기지 않아 나타나는 알비노 현상이다.

황화 현상은 녹색 식물을 어두운 곳에서 키울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엽록체는 빛을 받아 엽록소라는 녹색소를 만드는데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받지 못하여 엽록소를 만들지 못한다. 또 엽록소를 만들 때 마그네슘, 철 등이 필요한데 이들이 부족하여도 엽록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때 카로티노이드의 황색이 나타나 잎이 누렇게 된다.

보통 극도의 고온, 가뭄, 질소, 철, 아연, 망간 등의 성분 부족으로 생긴다고 한다. 결국 동물들의 알비노는 열성 유전자의 결합으로 발생하는 것이고, 식물의 황화현상은 빛의 부족과 일부 영양소의 부족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노란 옥수수는 알비노가 아닌 황화현상에 의해 생긴 것이다. 백색증이 있는 동물들은 햇빛을 가리는 색소가 부족하고 보호색도 없으므로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화제가 된 황금 개구리는 보호색이 없어 다른 포식자나 먹이감에게 쉽게 발견되어 사냥하기 어렵고 사냥 당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래서 황금 개구리는 낮에는 대부분을 숨어서 지내고 밤에 활동한다고 한다. 사람의 경우 백색증 환자는 자외선에 대한 방어 기능이 감소하게 되어 햇빛으로 인한 화상을 입기가 쉽고 피부병 발생 위험도 커진다. 일부 국가에서는 부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알비노환자의 신체 일부를 잘라가는 만행이 벌어지기도 하여 이래저래 위험하다. 식물의 경우 황화현상이 발생하면 광합성을 할 수 없어 잎이 희게 변하고 빛에 타서 결국 죽게 된다.

결국 잎이 노란 옥수수는 씨앗이 가진 영양분만큼 자라다 빛에 타 버리고 말았다. 남은 옥수수들이 잘 커야 가까운 이들과 옥수수 파티를 할 텐데 이젠 비가 오지 않아 걱정이다. 시원한 빗줄기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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