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앵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6.22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고 영 민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왔네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그녀의 스쿠터 소리는 부릉부릉 조르는 것 같고,
투정을 부리는 것 같고
흙먼지를 일구는 저 길을 쒱, 하고 가로질러 왔네
가랑이를 오므리고
발판에 단화를 신은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기린의 귀처럼 붙어 있는 백미러로
지나는 풍경을 멀리 훔쳐보며
간간, 부레끼를 밟으며

그녀가 풀 많은 내 마당에 스쿠터를 타고 왔네
둥글고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 빨간 화이바를 쓰고 온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호기심에 들여다보면 빨간 화이바 속 그녀는 우리가 아는 그녀 같기도 하고, 모르는 그녀 같기도 합니다. 시골 어느 마을 길을 탈탈 달려오는 것이 제법 속도도 있어 보입니다. 저리도 앙증맞게 찾아오는 6월의 앵두, 시인의 상상에 풋,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