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도지사는 14일 서천지역주민들이 장항국가산업단지 연내 착공을 요구하며 대정부 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의사표시 방법이 물리적인 행동으로 이뤄져선 안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이 금강 하구둑을 봉쇄하려는 등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하고 "장항산단 문제는 충청인의 장점인 중용지도의 끈기 아래 서로 지혜를 모아 풀어나가자"고 촉구했다.

또 이 지사는 앞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장항산단이 즉각 착공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해 "도백이 국정 최고 책임자에게 진지한 마음으로 진언을 했는데, 조만간 답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메아리(답)가 없더라도 한 발 한 발 잰걸음을 떼며 도민들의 숙원을 이루는 날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이 문제가 올해를 넘겨 장기화될 조짐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경우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약 이 같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도 전했다.

이 지사는 또 "(장항산단 문제로)지역이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국정의 동반자인 여당이 도민들의 여망을 외면하고 있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때문에 지금은 여당이라는 의미가 가슴에 와 닿지 않을 정도"라고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한편, 장항산단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서천지역은 이날 오후 2시 금강하구둑 주차장에서 주민 1000여명이참여한 가운데 '장항산단 연내 착공'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또 이들은 앞으로 한 달 동안 집회신고를 한 상태여서 정부를 상대로 한 강경투쟁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