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충북사진대전람회를 보고
제12회 충북사진대전람회를 보고
  • 정인영<사진작가>
  • 승인 2016.06.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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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정인영<사진작가>

사진이 한 예술의 장르로 인정받고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 1세기가 되었다.

한국 1세대 사진가 임응식이 일제 핸드카메라 릴리를 구입해 사진을 찍기 시작한 후 1934년 일본 월산 사진잡지 ‘사진살롱’에 ‘초자의 정물’로 입선했다. 당시 조선 1호 사진가로 자부심을 가져 일찍부터 선진국의 작품사진과 나란히 어깨를 겨루며 예술적 차원에 올라섰다.

그로부터 긴 세월이 지난 후 일반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늘어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진예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충북에서는 권윤상이 일본에 건너가 취미로 사진을 배워 1937년 3월에 사진술을 보급했다. 비스다녹16 사진기로 찍은 ‘고양이 새끼’사진을 세계사진전람회 일본 예선전에 출품해 은상을 받은 것이다.

1977년 개최된 제2회 충북미술대전에 사진이 공모전에 신설돼 서울과 대전 등지에서 전시를 구경오는 등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2005년에는 사진이 단일 공모전으로 치러지면서 제1회 충북사진대전람회가 창립되었다. 명실 공히 수준 높은 작품들이 발표되었고, 더불어 사진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우수한 사진가 양성에도 기여했다.

사진가로서의 높은 예술고지는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사진을 찍거나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무수한 고민과 노력이 뒤따른다.

그래서 많은 사진가가 미술이나 음악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예술가로의 자부심이 있는 사진가라면 고생하고 노력한 만큼 이상의 가쁨과 보람도 클 것이다.

사진작업은 힘들어서 즐거웠고, 긍정성과 따뜻함이 있다. 사진예술가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은 그래서 더욱 뛰어난 사진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새로운 창작에 몰두한다. 삶이 팍팍해져 힘 빠지고 좌절할 때라도 예술에 기대어 위로받고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이 또한 예술가로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이 아닌가 싶다.

지난 5월 제12회 충북사진전람회가 열렸다. 1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가는 충북사진전람회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공모전 출품사진의 내용에 관한 아쉬움이다. 타인의 예술작품을 그대로 앵글에 담아낸 독창성 없는 사진이 보였다. 있는 그대로의 작품을 찍는 행위는 창작 예술이 아니다. 작가는 풀 한 포기, 햇볕 한 줌도 예사로 보지 않아야 한다. 사진내용이 작품으로서의 인정을 받으려면 주관에 의한 객관적인 구성과 미적 체험과 개성적 표현이 스며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이번 공모전 작품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둘째, 오래전부터 널리 회자하여온 심사위원에 대한 의문이다. 매번 대회가 끝날 때마다 들리는 자격논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 이는 해묵은 논쟁거리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셋째, 대회운영에 관한 문제이다. 언제부터인가 도에서 주는 예산과 출품료만으로 공모전을 치르다 보니 빈약한 대회가 되었다.

어렵겠지만, 협회 운영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예산확보에 나서야 한다. 예산배정기관과의 문제는 물론이고 예술후원자들과 기업체 등과 활발한 유대관계를 형성해 대회의 질과 품격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사진예술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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