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사고
지하철 사고
  • 최종석 <괴산 목도고 교사>
  • 승인 2016.06.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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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 최종석

서울에 갔다 왔던 학생이 지하철 사고가 있었던 곳에 노란색 포스트잇을 붙이고 왔다고 한다. 슬펐다고, 마음이 아팠다고. 젊은 나이에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하다가 돌아가셨다고. 마지막으로 위험한 상황을 무시하였다고.

1986년 1월28일,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가 이륙했다. 73초 뒤에 챌린저호는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했고 우주 비행사 7명 전원이 사망했다.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결함이 있는 원형 고리 부품을 일주일 만에 찾아냈다. 왜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고 수많은 사람이 점검 점검하는데 이러한 결점이 발생하는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결점이다.

챌린저호가 스물 세 차례 비행을 할 때 원형 고리가 손상된 사례는 7회였다. 손상 가능성을 이륙할 당시 기온의 함수로 나타내기만 하면, 유의미한 부정적인 관계가 드러난다. 챌린저호는 기존 이륙 때의 가장 낮은 기온보다 무려 20도 이상 낮은 영하 기온에서 이륙했기 때문이다.

원형 고리와 관련된 티오콜 기술자들은 12명 전원이 그날 아침 비행을 반대하는 쪽에 투표했고, 한 명은 이륙 직전에 겁이 나서 화장실에서 토하기까지 했다.

“진실은 그저 개인이나 조직의 의식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으로 추방된다.” 놀랍게도 챌린저호 참사에서 드러난 많은 요소가 17년 뒤에 컬럼비아호 참사에서 되풀이되었다. 단지 ‘원형 고리’를 ‘거품 foam’ 바꾸었다는 점을 빼면 대체로 똑같다.

컬럼비아호는 2003년 1월 15일에, 17일간의 우주 임무를 띠고서 이륙했다. 82초 후에 뒤 770그램의 단열 거품 조각이 로켓에서 떨어져 나와서 우주왕복선의 왼쪽 날개 앞쪽 가장자리를 강타해 지름 약 30센티미터의 구멍을 뚫어 놓았다. 단열 거품은 이륙 때 추위로부터 로켓을 보호하기 위해 붙인 것인데, 비행 때 조각이 떨어져 나와서 왕복선에 부딪히는 사례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전에 보던 것보다 100배나 더 큰 덩어리가 떨어져 나왔다. 나사 직원들이 거품충돌이 그런 손상을 입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실험으로 증명하였다.(‘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로버트 트리버스, 2013)

챌린저호 폭발에 대응해 설치된 새 안전부서도 사기였다. 다시는 이러한 사고로 노란 포스트잇이 붙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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