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땀이 흐르는 농촌으로
구슬땀이 흐르는 농촌으로
  • 신혜정<청주시 문의면사무소 주무관>
  • 승인 2016.06.0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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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신혜정<청주시 문의면사무소 주무관>

한여름 같은 뙤약볕이 내려 찌는 6월이다. 시골 들녘에는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들의 구슬땀으로 가득하다. 그 구슬땀 뒤로 어두운 농부들의 표정이 일렁인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란 내가 기억하는 어릴 적 시골 풍경은 힘들고 고된 농사일이지만 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누구네 큰 농사거리가 있으면 온 마을 사람들이 출동하여 일손을 거들어주고, 마을사람 서로서로 품앗이를 해주는 정겨운 곳이었다.

방학 때면 찾아오던 대학교 농촌봉사활동 언니와 오빠들은 낮에는 농촌 일손을 도와주고, 밤에는 어린 우리에게 학습도우미 역할까지 자처해 주는 시골마을의 웃음이요 고마운 존재들이었다.

하루하루가 빠르게 변해가듯이 지금의 시골 풍경도 많이 변해가고 있다. 직장이나 학교를 찾아 젊은 사람들은 도시로 나가고, 시골마을은 연로한 어르신들만 지키고 있는 실정이니 이제는 예전의 품앗이는커녕 본인 농사일조차 버거워하는 현실이다. 더구나 대학교 학생들의 농촌봉사활동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것 같다.

물론 영농기계화로 예전처럼 사람의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만 하는 까다로운 농사일은 여전히 남아있다. 면사무소 산업팀에 근무하면서 많은 농부가 ‘일손을 구하고 싶어도 구할 사람이 없다’고 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농부이신 내 부모님 이야기 같아 안타까움에 마음이 저린다. 우리들의 작은 일손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농촌봉사활동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서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막연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1365자원봉사 포털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일손 돕기를 필요로 하는 농가들의 신청을 받아 등록하고, 자원봉사를 원하는 사람이 포털에 가입하여 신청을 하면 연계해 주는 방식으로 쉽게 농촌 일손 돕기를 할 수 있다. 이런 절차 또한 번거롭다면 면사무소나 마을 이장님을 통해서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시골의 자연에서 구슬땀 흘리며 우리 먹거리에 대한 소중한 인식을 키우고, 대학 친구나 직장 동료와 경쟁사회에서 한걸음 물러나 농촌 일손을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 유대관계가 더 끈끈해질 것이다. 나아가 자연에서 나 스스로에게도 치유할 시간을 주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또는 직장 동료와 주말 가까운 시골에 작은 일손 하나 보탬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우리에게는 어쩌다 한번 하는 일손 돕기이지만 이 작은 일이 농부들에게는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우리들의 작은 일손으로 시골마을에 온기를 불어 넣어 잃어가던 시골마을의 웃음이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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