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농협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05.25 21: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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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요즘 농협이 위태롭다. 농협의 모태가 되는 각 지역의 회원조합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도 요즘 회장선출 변경문제, 경영위기에 따른 임금반납 등으로 어수선할 뿐만 아니라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먼저 각 회원 조합원들과 조합장들은 정부가 농협중앙회장의 선출방식을 기존의 조합장 대의원들이 뽑는 간선제에서 이사회가 뽑는 호선제로 바꾸는 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간선제에서 호선제로 바뀌면 선출권을 가진 조합장의 수가 280여명에서 28명으로 줄어든다. 전국에 1446명의 조합장이 있다고 하는데, 조합장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는 직선제는커녕 전체의 2%에 불과한 숫자가 중앙회장을 뽑게 된다.

협동조합에서 수장을 이런 식으로 뽑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사들끼리 뽑는 것도 대표성에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조합장 직선을 한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농협중앙회장은 호선제로 간다고 하니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농협을 관피아 낙하산 천국으로 만들고 농협을 정부의 입맛대로 관리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한 사무금융노조의 주장이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농협중앙회 직원들은 그들대로 위기감에 움츠러들고 있다. 간부들이 다음 달부터 월급의 10%를 자진반납한다고 한다. 10%면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된다.

액수의 규모를 떠나 ‘자발적인’ 월급반납까지 온 배경에는 신경분리 이후 방만한 운영을 한 탓이 크다.

농협은 그동안 국외 파생상품과 부동산 PF대출에 거액을 투자하고, STX, 대우조선 등에도 막대한 부실채권을 갖는 바람에 부실위험이 커졌다.

아직은 NH농협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322억원이나 되지만 부실채권이 언제 터질지 일촉즉발의 분위기다.

그렇지만 중앙회장 선거체제 전환논란과 월급반납 현상을 잘 살펴보면 공통된 뿌리, 즉 ‘관치금융’의 어두운 뿌리를 볼 수 있다.

선거체제 전환시도의 경우 겉으로는 방만한 농협조직의 슬림화와 책임경영, 회원조합의 경영개선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정권의 입맛에 맞추려는 데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회원농협의 운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보다더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선출된 중앙회장이 농협개혁에 나서도록 해야 하는데, 실권 없는 회장이 무슨 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난데없는 경영위기에 처한 것도 아마추어리즘을 떠나 농협이 관치금융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아직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농협 스스로 개혁을 이뤄내는데 힘써야 한다.

농협이 주인인 농민, 즉 조합원의 권익증진에 힘쓰고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협동조합체제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농협개혁에는 조합원들이 주인공으로 나서야 하고, 농협중앙회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처럼 회원조합과 중앙회, 중앙회 내에서도 각 부문 간 어색하고 불편한 동거체제를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

삼삼오오 모여서 언제 자신에게도 불행이 닥칠까 두려워할 게 아니라 농업협동조합의 기본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부터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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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에 탄식 2016-05-27 12:54:49
맞소이다. 맞소이다. 농민들의 출자로 이루어진 농협이 이익금을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현실은 극희 작은 만하고 농협직원이나 농협 사림에 쓰이는 것이 매우 크다보고 있다
농민들에 돌아간 혜텍을 짚어봐야 할때/ 이익금은 어데로 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