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각수 괴산군수 법정 구속을 보면서
임각수 괴산군수 법정 구속을 보면서
  • 오창근<충북참여연대 사무국장>
  • 승인 2016.05.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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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오창근

수뢰 혐의로 기소된 임각수 괴산 군수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에 벌금 1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됐다. 외식업체로부터 1억 원의 뇌물 받은 혐의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임각수 군수가 누구인가? 2015세계유기농엑스포 유치에 성공, 괴산을 유기농 산업의 메카로 만들었고 괴산하면 ‘절임배추’가 떠오를 정도로 절임배추를 상품화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산막이옛길’은 개장 3년 만에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로 지역 언론에서 선정한 ‘2011 일 잘하는 자치단체장 1위’, 정부의 투자기업만족도 조사에서 기업하기 좋은 곳 전국 6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유색 벼를 이용해 논에 커다란 그림을 그린 것은 특허출원까지 해 로열티 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임각수 군수는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과 발상의 전환을 통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많은 것을 이뤄냈다. 그런 그가 뇌물혐의로 법정 구속되었다. 그의 과거 공직 생활 중 이채로운 이력이 있다. ‘국무총리실 공직기강담당과 행정자치부 감사관실 윤리담당관’을 역임했다. 누구보다도 뇌물에 대한 위험성과 그로 인한 법적책임에 대해 충분한 ‘알레르기 반응’을 가질만한 경력이 있음에도 결국 뇌물 유혹은 벗어나지 못했다. ‘내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눈만 보는’ 우를 범한 것이다. 출중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남보다 더 많은 성과로 갈채를 한몸에 받아도 처신 한번 잘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과오가 성과를 덮어 버린 좋은 예이다.

단체장의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은 괴산군청과 군민이다. 수장의 공백은 행정의 난맥으로 이어지며 비리군수로 지면에 오르내리는 모습은 괴산 군민의 명예실추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국민은 능력도 좋지만, 기본적인 도덕적 소양과 청렴함을 갖춘 단체장을 선호한다. 최근 부정청탁행위를 방지하는 ‘김영란법’이 입법예고 됐다. ‘내수경기 위축’이 우려된다고 반대 의견을 낸 단체를 보며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나라보다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에서 어렵게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기억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줄줄이 열거해도 모자란 치적도 한순간의 방심에 모래 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임각수 괴산 군수를 통해 배웠다. 단체장 꿈을 꾸는 사람에게 좋은 반면교사가 되었지만 뒷맛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세금을 일러 ‘혈세’라고 한다. 한마디로 ‘피 같은 돈’이라는 말이다. 그 ‘피 같은 돈’을 내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흥청망청 쓰는 사람들이 있다. 충북도의회 한 의원은 원활한 의정 활동을 위해 쓰게 되어 있는 업무추진비를 간담회 명목으로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19차례에 걸쳐 450만 원 가량을 사용했다. 어떤 의원은 홍길동도 아닌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업무추진비를 썼다. 장소와 카드사용 시간을 살펴봐도 도저히 불가능한데 내역에는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 추후 확인한 결과 동료 의원들과 카드 돌려쓰기를 한 것이다. 그 돈이 내 돈이면 그렇게 쉽게 카드를 빌려 줄 수 있었을까? 그 관대함은 내 돈이 아닌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러한 안일한 생각이 우리나라를 부패지수가 높은 나라로 만들었다. 홍콩 정치경제리스크건설턴시의 ‘2016 아시아·태평양 국가 부패인식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 대상국 16개국 중 8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부패지수가 6.17로 평균이 5. 92보다도 높다. 세금은 내 주머니 쌈짓돈이고 남이 주는 돈은 적당히 받아 써도 탈만 나지 않으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문화가 만들어낸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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