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지독(老牛舐犢)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노우지독(老牛舐犢)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 이재만<청주청원署 경무계 경위>
  • 승인 2016.05.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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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재만<청주청원署 경무계 경위>

사람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나 동물의 새끼에 대한 사랑이 단지 종족 번식을 위한 본능으로만 봐야 할까?

노우지독(老牛舐犢)에서 보듯이 늙은 소가 자신의 새끼인 송아지를 끊임없이 혀로 핥아주는 것 또한 종족 번식을 위한 것일까?

이는 아마도 자식에 대한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함함하다는 말은 털이 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는 뜻인데 과연 고슴도치의 털이 정말 보드랍고 반지르르 할까?

등 전체가 가시가 돋아 있는 제 새끼의 털도 보드랍다고 고슴도치 어미는 제 새끼를 감싸고 사랑으로 보듬어 준다. 이토록 어미의 눈에는 제 새끼의 모든 것이 예뻐 보이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노우지독이나 고슴도치에 대한 속담은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지독한 사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이제는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언어로 자식사랑을 비유할 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언론기사를 보면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친모가 초등생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서 냉동보관을 했다는 기사와 친부 등이 만 6세 아동을 3개월 동안 화장실에 감금하고 수시로 폭행해 숨지게 한 후 야산에 암매장한 사건기사를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얼마 전 청주에서도 친모가 만 4세 된 아들을 숨지게 하고 계부와 함께 야산에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 부모들을 분노케 했다. 아동학대 전문기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아동학대의 약 80%가 가정에서 발생한다. 또 부모로부터 학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보통 아동학대하면 가정 밖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기 쉽다.

가정 내 학대는 훈육이라는 미명아래 아동을 학대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로 인해 학대가 이뤄져도 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가정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웃으로서 이런 아동학대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고, 학대 의심으로 추정된다면 남의 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아동학대를 근절시켜야 한다.

신고통로 또한 다양하다. 가장 신속하고 간편한 것이 112신고이다. 스마트 앱을 이용해 신고하는 방법도 있다. 이 중 경찰청 스마트국민제보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이 앱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를 손쉽고 간편하게 제보할 수 있는 국민참여형 치안안전 서비스다. 제보자의 신분도 보장된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착한 신고’ 앱을 통해서도 아동학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전문기관 안내까지 받을 수 있다.

이 앱도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에 따라 신고자의 신변이 철저하게 보장된다.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더 이상 아동학대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나아가 우리 미래의 주역이 될 꿈나무가 이 땅에 깊이 뿌리내려 대한민국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둬야 한다. 송아지를 핥는 늙은 소나 고슴도치만도 못한 인간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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