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당신
나와 다른 당신
  • 이경원<청주시 흥덕구 주무관>
  • 승인 2016.05.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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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경원<청주시 흥덕구 주무관>

지인에게 카톡으로 사진 한 장이 날라 왔다. “이 드레스 색깔이 뭐로 보여? 아이들에게도 물어봐.” 좀 황당했다. 드레스 색이 흰색바탕에 금색으로 분명히 보이는 데 왜 물어보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혹시나 해서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파랑바탕에 검정 줄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몰라서 한참 동안 어안이 벙벧.

작년 이 한 장의 드레스 사진이 핫이슈였다. 사람들 눈에 다르게 보이는 이 한 장의 사진은 논쟁과 신기한 대상이었다. 사람들의 30%는 파랑바탕에 검정 줄, 70%는 흰색바탕에 금색 줄로 보인다고 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두 가지 색으로 보인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더 황당한 것은 30%만이 보이는 파랑바탕에 검정 줄이 진짜 색이라는 사실이었다. 다수가 진짜 색으로 보이지 않고 다른 색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70%도 틀린 것이 아니라고 한다. 사람마다 원추신경이 달라 보이는 색이 다른 것뿐, 둘 다 정상이라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모두 자신이 정상이라고 우기고 본인과 다른 사람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결과는 둘 다 정상이고 맞는데 말이다.

위에서 처럼 여러 사람과 어울려 지내오면서 타인에게 나와 다름을 느끼고, 정말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생김새, 좋아하는 취향이나, 하고 싶은 것, 싫어하는 것이 달라서 나와의 다른 모습에 종종 낯설어 하고 불편해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개개인은 선천적인 신체구조, 성향 및 주변의 환경 등에 의해 현재의 본인의 자아가 형성된다.

이런 다양한 자아들이 부딪히고 본인의 주장이 맞다고 서로 우기다 보면 충돌이 생기고 상대방을 비방하게 된다. 동물로 비유하자면 ‘개와 고양이’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개와 고양이는 앙숙이다. 그 이유는 두 동물이 의사표현 하는 방식이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양이는 목을 무는 것을 예뻐한다고 생각하고 개는 공격할 때 목을 문다고 한다. 고양이는 좋아한다는 표현을 쓸 때 개의 입 주변에 머리를 비비는데 개는 입 주위에 자극이 오면 물어버린다고 한다. 이렇게 개와 고양이가 생각하는 것이나 성향이 다르니 두 동물의 사이가 좋아 질 수가 없고 같은 생각이 아닌 각자 자기만의 생각을 하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니 계속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비슷한 상황은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다양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어 사회적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종종 호소하곤 한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서로 다름으로 꼭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잘 조화 되었을 때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게 되고 더 발전한 방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투지 않고 발전한 방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에게 좌우명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살아가면서 나와 다름을 인정하자’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이 나와 처한 상황, 환경 등 여러 요인으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이해하게 되어 충돌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드레스 색깔을 볼 때 빛의 양과 원추신경이 달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인터넷상에 뜨거운 논쟁은 생기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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