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신과 함께
  • 민은숙<괴산 동인초>
  • 승인 2016.05.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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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민은숙

2017년에 개봉될 영화 한 편이 있다. 강림도령 하정우, 자홍 역에 차태현, 해원맥이 주지훈, 덕춘 역에 김향기.

얼떨떨하다. 사실 영화화 이야기는 2013년부터 있었던 거 같다.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캐스팅 확정과 제작의 구체적인 이야기, 감독 선정 이야기가 기사로 나오니 이게 진짠가, 만우절 장난 아닌가 생각은 된다. 주연이 아니라 조연도 슬슬 기사화되는데 정말 캐스팅 한 사람에게 상 주고 싶을 정도로 유명한 배우들이 다 모였다. 5월 말에 영화 촬영에 들어간단다. 고사지내는 마음으로, 제발 이번에는 무사히 영화화되기를 빌고 있다.

이번엔 신과 함께(주호민, 애니북스) 이야기다.

신과 함께는 저승 편, 이승 편, 신화 편 삼부작으로 완결된 총 9권인 한 포털 사이트 웹툰 연재작이다.

한국 웹툰으로 일본에 판권이 수출되어, 리메이크 판이 출시된 흔치 않은 작품 중 하나기도 하다. 리메이크판도 번역 출간되어 비교해 읽는 맛이 있다.

이 작품에 정말 고마운 것은, 우리 신화와 우리 이야기를 소재로 멋진 작품을 꾸며냈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신화에는 다소 무관심한 점이 많다. 사실 우리 신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도, 다른 나라의 신화보다 오히려 더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 아닐까 싶다. 아테나, 아폴론의 이야기는 알 수 있겠지만, 바리데기나 한락궁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또, 이 작품의 주인공은 지극히 평범하거나 소외받는 우리 사회의 한 일원이다. 과로로 죽은 한 평범한 직장인. 오늘내일 철거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한집안의 이야기다. 현실적이고 내 이야기가 될 수 있기에 이 작품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약간의 논란은 있었지만, 우리 미술 작품을 작품에 활용한 점도 좋았다. 작품에 나온 몇몇 작품은 원화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었다. 아마 나처럼 책 뒤편에 수록된 실제 작품을 보면서 우리 민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사람도 있을 법 싶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 그런지 신과 함께 저승 편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그 먹먹함이 아직도 기억난다.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겠다. 착하게 살아야겠다 하는 마음이 있다. 살다 보니 과연 나 하나 착하게 산들 무슨 소용이 있나 싶고, 말로만 권선징악 외치지만 나쁜 사람들이 더 잘 사는 세상을 보며 허무해지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뜻밖의 힐링을 얻으며 그래도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든달까.

아이와 함께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웹툰이다. 신화 편-저승편-이승 편으로 읽어도 좋지 않나 싶다. 그만큼 우리가 우리 신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는 사실이 슬프고, 이 웹툰을 통해 우리 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가택신을 보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얼마 전 프랑스에서 한국 군대 입대 거부자를 망명자로 인정해 준 기사를 보면서, 이 작품에 있는 암울한 한 살인사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엔 부디, 무사히 그리고 얼른 영화가 만들어져서 극장으로 즐겁게 보러 갈 날을 기다리고 싶다. 팬들은 이제 오래된 영화화 떡밥에 지쳤다. 오래 기다린 만큼 훌륭히 영상화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전에 원작을 한 번 읽고 우리 신화 이야기도 한 번 쭉 읽으며 기다리다 보면 영화가 개봉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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