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책임의 한계성 - 한대수 전 청주시장의 고민
정치인 책임의 한계성 - 한대수 전 청주시장의 고민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6.05.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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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격렬했던 선거전을 치른 뒤 정치는 또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당장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초청 정책간담회에 절반이나 불참함으로써 일찌감치 김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가 정식 개원을 하기도 전에 되풀이되듯이 민생과 멀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태도를 보면서 감히 초심을 잃지 말라는 충고는 식상하다.

물론 국회 개원 전에 상임위 선택을 비롯한 소속 당에서의 현안 등 나름대로 중대한 중앙정치판에서의 역할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지역구 대표를 뽑는 선거제도를 유지하는 까닭은 지역 주민과 밀접한 민생, 즉 생활정치와 중앙정치의 조화를 요구하는 대목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정치가 시민과의 거리를 이격시키는 것은 초심의 상실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정치인이 초심을 헌 신짝 버리듯 하는 고약한 심보는 철새와 징검다리로 비유되는 부유(浮游)성에서 기인한다.

비록 형편없는 득표율로 낙선을 했지만 정치인 한대수의 일탈에 가까운 선택은 적폐에 가깝다.

그는 이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서원구로 발길을 옮겼다. 당락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의 입장에서 경쟁자와 무게 근수를 따져보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

경선 전 여론조사이거나 인지도 등의 분위기는 그 과정에서의 몇몇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의 선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예선에서 탈락하자 곧바로 상당구로 다시 돌아와 구걸에 가까운 선택을 호소했다. 그것도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마다하지 않고 말이다.

결국 그는 이제 정치판을 떠나야 하는 막다른 골목길에 이르렀다. 자기 발등을 찍은 것이지만 더 이상 유권자들의 기억속에 머물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초래했다. 그래서 그의 고민이 자못 궁금한 것이다.

자신의 정치 역정을 근거로 했던 지역을 버리고 당선에만 골몰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인데 현명한 유권자들이 이를 눈치 채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을까 여전히 의문스럽다.

고향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고향을 빛낸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의 속뜻에는 변하지 않음과 변할 수 없음이라는 진정성이 있다. 마음 가는 대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도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정치인의 생각과 행동이 더 이상 되풀이되는 정치판은 걷어치워야 한다.

이번 선거 혁명에서 나타났듯이 유권자의 현명함은 더 이상 이 같은 작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고향사람들이 더 이상 피곤한 선택과 신경쓰임을 만들지 않도록 정치인이 먼저 진정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유권자는 당당한 선택을 원한다. 그래야 고향도 당당해 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한대수의 고민은 거기에 크게 실려야 한다.

당선자나 낙선자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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