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친한 친구 아글라오네마
제일 친한 친구 아글라오네마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6.05.08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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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열일곱 번째 이야기는 남악 회양 화상(南岳懷讓和尙)의 말씀이다. 이해를 돕고자 부산 화엄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 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회양 화상이 처음에 6조를 참배하매 6조 스님이 물으시기를 “어느 곳에서 왔느냐?”말하기를 “숭산에서 왔습니다.”6조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떤 물건이 어떻게 왔느냐?”회양 선사가 대답하시기를 “한 물건이라고 말해 보여도 곧 맞지 않습니다.”6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또한 닦고 증득함을 가자하느냐?”회양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닦고 증득한 것은 곧 없지는 않거니와 오염은 곧 얻을 수 없나이다.”6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다만 이 오염이 안 되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호념(護念)하시는 바라. 네가 이미 그와 같이 되었고 나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남악 회양 선사는 임제종, 위앙종의 시조란다. 오종가풍이 다 6조 스님의 제자들에게서 나왔단다. <전등록>에 보면 “마음이 인자하고 양보심이 많다고 해서 회양이라고 했다고 나온단다. 남악은 오악(五岳) 중의 남쪽에 있는 산 이름. 동서남북과 중앙에 큰 산들이 있다는 것이겠다.

6조께서 회양 스님에게 닦고 증득하는 것이 있느냐고 물으신 것에 대해서 닦고 증득하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번뇌가 남아 있어서 번뇌를 닦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란다.

오염이 되지 않는 그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이 간직하시고 호념하시는 자리이다. “네가 이미 그와 같이 되었고 나도 또한 그와 같다”는 것은 6조께서 남악 스님을 인가하시는 말씀이겠다.

이런 말들이 어렵고 잘 모를 수도 있지만 한 번 들어서 훈습해 놓으면 이다음에어느 순간 경계에 당할 때 툭 터질 때가 있단다. 막혔던 것은 터지게 마련이라는 것이겠다.

밥을 먹고 소화불량이 되었더라도 그 체증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때가 되면 체증이 내려가서 소화될 때가 있다. 그와 같이 부처님의 법문이 처음에는 소화되지 않았어도 나중에는 체증이 내려가고 소화될 때가 있다는 것이겠다.

특히 마음병은 자기 스스로 아는 도리가 있는데 자꾸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마음병의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 것이 병을 제대로 잘 모르고 의사에게만 맡기려고 하는 것이나 같은 것 아니겠는가.

아름다운 꽃이나 식물을 보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뇌파가 활발해져 스트레스가 풀리고 불안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프랑스 영화 ‘레옹’에는 주인공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식물이 있다. 그것은 잎은 길고 응달을 잘 견뎌 내음성(耐陰性)이 좋아 햇빛 없이도 잘 자라는 아글라오네마 이다. 주인공 레옹은 이것을 화분에 담아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주며 정성껏 가꾼다. 레옹은 이 아글라오네마를 “제일 친한 친구”라고 부른다.

레옹이 친한 친구라고 부르는 이 아글라오네마에게 관심을 두게 되면서 분명 위안과 기쁨을 잘 알았을 것이다. 이는 회량 화상 말씀 “닦고 증득한 것은 곧 없지는 않거니와 오염은 곧 얻을 수 없나이다”처럼 오염이 되지 않는 그것이 바로 모든 진리를 간직하고 호념 하는 마음자리라는 것. 그러니 곰곰이 사색해 봄도 나쁘지 않다는 것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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