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나들이하기 좋은 때다
가족과 나들이하기 좋은 때다
  • 박병찬<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03 1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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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박병찬

얼마 전 옥천 5일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다양한 볼거리와 입맛을 당기게 하는 먹을거리가 많았다.

고령의 할머니들이 노상에서 봄나물을 파는 모습도 보였다. 남이 아니었다. 우리의 부모고 이웃이었다. 한 모퉁이에 우리 어머니도 보였다.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어머니는 수술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다 허리가 굽어 빈 유모차를 지팡이 삼아 밀고 다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도시생활(아파트)이 더 불편하다며 시골 독거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평생을 시골에서 사셨기 때문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에 소일거리가 있고 말동무가 있고 삶의 추억이 있는 시골의 익숙해진 환경이 좋은 듯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어머니에게 도시생활을 일방적으로 권할 수가 없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마을 또래의 어르신들과 어울려 제철나물이나 농산물 이것저것을 챙겨 장터 노상으로 나가는 것 또한 ‘그만두시라’고 쉽게 말하기가 곤란하다. 어머니에게 그것은 일상화된 삶의 일부이고 즐길거리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늘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행복하다’고 말한다. 얘깃거리(추억)가 생기고 땀 흘리며 움직인 만큼 건강도 용돈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인 듯싶다. 그 과정에서 정신적인 만족과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고 스스로 생활비를 번다는 뿌듯함까지 느끼는 듯하다.

어쨌든 재래시장(시골 5일장)은 어디를 가나 정감이 간다. 언제 봐도 몸과 마음이 끌리는 추억의 현장이다.

생계와 직결되는 일터로 삶의 현장인데다 큰 부담 없이 의식(衣食)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내일도 그럴 것이다. 나이 들어갈수록 정감이 가는 이유다. 많은 사람들에게 짠한 삶의 애환과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곳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하여 요즘 재래시장을 자주 가는 편이다. 신기할 정도로 없는 것이 없다. 특히 생필품이 많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를 보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장난 생활용품이나 몸에 맞지 않는 옷도 쉽게 수선할 수 있는 최적(最適)의 장소다. 단돈 몇 천원의 소중함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재래시장을 즐겨 찾다보니 좋아하는 음식과 입맛도 변한 듯하다. 그래서 가까운 지인들과의 모임메뉴도 많이 변했다.

국밥과 순대에 막걸리, 모듬전에 막걸리, 돼지목살에 소주 등이 모임의 주 메뉴가 되고 있다. 지나는 길목에 그런 식당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습관도 생겼다.

재래시장도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이벤트가 더해져 볼거리, 먹을거리가 다양해져 가고 있다. 이번 연휴기간(5월 6~8일) 옥천 IC입구 향수공원 일대에서 참옻 축제가 열린다. 업그레이드된 임시 시골장터가 될 듯싶다.

축하공연 관람, 부모님과 이웃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참옻 가공품과 신선한 먹을거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옻 부작용이 있는 사람을 배려한 음식물도 마련될 것이라 본다. 물론 행사장 주변에 또 다른 볼거리도 많다. 가볼 만한 지역이고 행사가 아닌가 싶다.

가정의 달 5월이다. 내일부터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나들이’하기에 좋은 때다. 가족과 함께 가까운 지역행사 또는 재래시장(시골 5일장)이라도 찾아보는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한다. 지역 전통문화와 특산품도 체험하고 늘 함께하는 가족의 소중함과 이웃의 애환(哀歡)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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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섭 2016-05-04 10:41:06
박교수님 글을 보니 재래시장에서 막걸리 한잔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