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중 귀부인인 남방바람꽃
바람꽃 중 귀부인인 남방바람꽃
  • 우래제 교사<청주 원봉중>
  • 승인 2016.04.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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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 우래제 교사

남방바람꽃. 봄바람이 불며 바람꽃들이 여기저기 만발이다. 멀리 남쪽에서 남방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여러 일 제쳐 두고 길을 떠나며 몇 년 전부터 만나본 여러 가지 바람꽃을 더듬어 보았다.

바람꽃의 이름은 서양의 신화에 의해 생겨났다. 서풍의 신인 제피로스는 플로라에 빠져 세상의 꽃을 관장하는 권리를 주어 꽃의 여신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플로라의 여종인 아네모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를 시기한 플로라가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든 것이 바람꽃이란다. 그래서 바람꽃의 대표적인 속이 바람꽃 속(아네모네)인 것이다. 이들과 비슷한 종들인 너도 바람꽃 속, 만주바람꽃 속, 매화바람꽃 속, 나도바람꽃 속으로 구별한다.

미나리아재비 과의 식물로 바람꽃 속에는 13여 종이 있다. 기본종이 바람꽃으로 대청봉 바로 아래에서 만났는데 아쉽게도 꽃봉오리만 보았다. 그리고 뒷면에 연한 분홍을 띤 꿩의 바람꽃은 여러 곳에서 만났고, 꽃대가 하나인 홀아비 바람꽃과 바람개비처럼 꽃받침이 뒤로 젖혀진 태백바람꽃, 그리고 들바람꽃은 천상의 화원에서, 바람개비가 짧은 회리바람꽃은 금대봉에서 만났다. 강원도 이북에 자생한다는 국화바람꽃, 세, 숲, 쌍동, 외대 바람꽃 등은 아직 만나보지 못한 궁금한 얼굴들이다. 북쪽에 자생하는 가래바람꽃과, 바이칼 바람꽃은 남북 통일되면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잎이 둥글고 손바닥 모양인 너도 바람꽃 속의 식물로 너도 바람꽃과 변산 바람꽃이 있다. 가까운 곳에 두고 멀리 남도에서 처음 만난 너도 바람꽃은 바람꽃 중에 제일 부지런해 3월 초에 핀다. 꽃잎이 퇴화하여 노란 꿀샘을 달고 있는 모습이 예쁜 꽃이다.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된 변산 바람꽃은 꿀샘 달린 꽃잎이 너도 바람꽃 보다 크고 연녹색이다. 풍도에 자생하는 풍도 바람꽃은 변산 바람꽃과 매우 비슷하나 변산 바람꽃보다 꿀샘 달린 꽃잎이 큰 것이 특징이다.

만주바람꽃속(개구리 발톱 속)의 만주바람꽃은 어린잎이 갈색을 띠며 잎겨드랑이에서 꽃줄기가 하나씩 나와 꽃이 핀다. 나도바람꽃 속의 나도바람꽃은 높은 산 습한 곳에서 자라며 줄기 끝에 4~5개의 작은 꽃이 모여 피는 것이 특징이다. 매화바람꽃 속의 매화바람꽃은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남북통일이 되면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백두산에도 자생한다고 하는데 거기도 쉽게 갈 수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 강변도로 옆에서 남방바람꽃을 바로 만났다. 희귀식물로 멸종위기 식물을 이렇게 쉽게 귀부인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허무하다. 조금은 늦었는지 많은 사람의 발자국이 나 있다. 구례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2006년 4월 제주도 한라산에서 발견되어 한라바람꽃으로 분류되었다가 남방바람꽃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등록된 된 꽃이다. 북방계 식물이지만 주로 남쪽에 자생해 붙은 이름으로 흰색 꽃받침에 따가운 봄빛을 받아 더욱 선명한 분홍색을 띤 귀부인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이다. 잇달아 여러 곳에서 자생지가 발견되고 있는데 더는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 번식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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