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인사입니다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인사입니다
  • 최윤선<청주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 승인 2016.04.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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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최윤선<청주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거울을 보거나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대부분일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다 누군가 엘리베이터에 타면 시선을 피하고 바뀌는 층수만 계속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1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필자에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것이었다. “안녕”하고 답 인사를 해주며 미소가 절로 났지만 한편으로는 나 자신에게 부끄러웠다. 과연 나는 그 아이처럼 이웃에게 밝게 인사한 적이 있던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면서 통성명도 하지 않는 삭막한 현대 사회에서 층간 소음 등으로 이웃끼리 말다툼이 일어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런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일이다. 그렇다면 이웃 간 소통의 지름길은 무엇일까? 필자는 인사하기라고 생각한다.

인사는 상대방과 나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인연의 실 역할을 한다. 인사하면서 상대방과 인간관계를 맺고, 자주 할수록 그 거리는 가까워진다. 또한 사소하지만 인사가 주변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식을 형성할 수 있다. 물질적인 자본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고독사나 사회적 소외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내가 먼저 인사하는 작은 실천으로 이웃들이 하나, 둘 동참하다 보면 인사하는 문화가 널리 퍼지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처음 시작이 어려운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6년 서원사랑 시민운동 중 “안녕하세요, 좋은 이웃”이 좋은 시책이 될 것이다. 이 시책은 이웃사촌의 존재를 알고 가치를 되살리고자 이웃 간에 인사하는 사회분위기를 확산시키고자 추진되고 있으며, 이웃과 인사하자는 내용의 포스터, 이웃간 인사하기 지명 릴레이 운동, 어린이용 인사하기 썬캡 등 이웃 주민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오늘도 퇴근길에 옆집에 사는 할머니를 뵈었다. 먼저 건넨 “안녕하세요.” 인사 한마디가 할머니의 수줍은 미소를 띠게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할머니는 봉투에 담긴 귤 하나를 건네주시며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셨다. 할머니께서 필자에게 건네신 것은 단순한 귤 하나가 아니라 이웃 간의 정 하나요, 앞으로도 먼저 인사(人事)하는 인사(人師)가 되라는 깊은 뜻 하나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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