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들여 형동예술마을 `왜 만들었나'
45억 들여 형동예술마을 `왜 만들었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4.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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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 체험시설 1년 넘게 방치 … 방문객 발길 `뚝'

휴게실 쓰레기장 방불·행복버스 앞 데크 안전문제 노출

고령화 등 농촌현실 무시 주먹구구식 추진 … 혈세 낭비
▲ 마을가꾸기사업 일환으로 조성한 할매싸롱 마당에 가마솥과 주방시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위). 형동예술마을 입구에 설치된 공동 쓰레기장 모습.
4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청주 형동예술마을이 조성 1년이 넘도록 방치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자체가 고령화 등 농촌지역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면서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마을가꾸기 사업 일환으로 청원구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 주변에 세종대왕 100리길 프로젝트와 풍경있는 마을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에는 마을 내 기반시설조성에 40억여원, 문화공간조성과 체험시설에 5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마을조성사업이 완료된 후 1년이 넘도록 체험시설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또 문화공간과 체험시설은 방치된 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마을가꾸기 사업을 무색케 하고 있다.

실제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해 마을도서관과 갤러리로 조성한 행복마을버스 앞에는 데크가 곳곳이 떨어져 나가는 등 안전문제까지 드러내고 있다.

또 마을회관을 체험시설로 단장한 할매싸롱은 1층 마당에 녹슨 가마솥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2층의 주방시설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듯 주방기구들이 널려 있어 폐가를 방불케 했다. 휴게실에는 잡다한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쓰레기장을 연상케 했다.

형동예술마을을 찾은 한 관광객은 “예술마을로 조성했다고 해서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찾았는데 체험시설은 문을 닫은데다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어 지저분했다”며 “행복버스 앞에 조성된 데크는 나무가 떨어져 어린이들이 오르내릴 때 위험했다. 인터넷에 소개된 것과 너무 달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많은 예산을 들여 아름다운 마을로 조성했음에도 입구부터 쓰레기장이 덩그렇게 있어 마을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고도 관리가 안되고 있으니 예산이 아깝다”고 덧붙였다.

마을 주민은 “지난해까지 여러가지 사업이 추진됐지만 주민들의 나이가 많고 농촌지역이 보니 체험시설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여름이면 할매싸롱을 운영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마을가꾸기 사업이 추진된 후 문화공간과 체험시설이 방치되면서 단발성 행사라는 지적이다.

지역 예술작가는 “마을가꾸기 사업은 사실상 주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하지만 농촌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사업비를 투입하다 보니 단발성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형동예술마을도 사업만 추진했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이 문화체험시설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문화재단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이 음식체험시설에 대해 보수요청을 해와 곧 내부 시설을 보완할 계획”이라며 “농번기와 노령화로 마을에서 일할 사람이 없는 게 문제다. 마을부녀회를 구성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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