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경찰
시인과 경찰
  • 구미영<청주 상당署 홍보위원>
  • 승인 2016.04.17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 구미영<청주 상당署 홍보위원>

시인은 시를 쓰고 마음에 위안을 주고 경찰은 깨어 있고 경계하고 살핀다. 시인의 시는 책 속에나 존재하고 이상향에 가깝지만 경찰은 현장에 밀접하게 존재하고 즉시 즉각 처리한다.

시인(詩人)의 임무라는 것이 말로써 절을 지음과 같이 하니 늘 조용하고 그치고 편안해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데 낙이 있다 하겠다. 그런가 하면 경찰(警察)은 늘 깨어 있고 긴장된 채로 대비하고 대처해야 하니 한시도 바쁘지 않을 수 없다.

직업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서로 다른 점이 많으니 시인에게 있어서는 경찰이 존경의 대상이고 감사해야 할 존재다. 온갖 어려움으로부터 백성의 목숨과 재산과 수고와 노력을 지키고 보호하는 노력을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수행해 내는 일을 하는 나라의 수호천사다.

그런가 하면 경찰은 시인을 어찌 생각할까? 경찰도 똑같이 시인을 아끼고 존경하고 시를 사랑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은 경찰과 경찰서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와 경찰청 그리고 행정자치부 등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

충북은 바다가 없는 내륙지방이고 해양경찰도 없다. 이제까지도 일부 사람이 지어준 ‘멍청도’라는 별명처럼 착하고 법 없이도 사는 사람들의 터전이다. 몇 년 전까지 청주 경찰서 하나만으로 치안을 유지해 나올 정도로 평화롭고 사건·사고 없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나같이 부족한 시인을 불러 상당경찰서 홍보자문위원으로 위촉하는 일이 있었다.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참석해 위촉장을 받고 홍보위원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기로 한데는 나름대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나는 청주를 여전히 많이 좋아한다. 청원과 통합되어 인구가 늘고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수도권 증후군이 발생하고 오송역과 오창 산업단지의 발전으로 다양하고 광폭한 변화를 겪고 있지만 청주는 청주다움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둘째, 교육의 명문으로 교육과 출판의 산실이 많이 있고 교육과 교육산업을 통해 전국과 세계와 교통하고 있는 것이 지금 청주의 현실이다. 콘텐츠와 창작능력이 중요시되는 이 시점에 청주가 가지고 있는 작지만 강한 힘과 예술적 소양, 교육 콘텐츠 재생산 능력이 합쳐진다면 세계적인 강소도시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공공 치안이나 사회 간접자본으로서의 기반시설인 국제공항과 군부대와 경찰력 등 외부적인 조건이 완벽하게 구비되고 한반도의 중심축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해 나갈 만큼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다. 상당경찰서와 흥덕경찰서, 청원경찰서에 이어 서원경찰서를 신축 개청한다고 확정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넷째, 내가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는 상당경찰서에 거는 기대와 나아가 대한민국 거대 경찰조직 전체의 선진화에 대한 희망 때문이다. 이제 경찰의 후진적인 행위행태를 벗고 상당경찰서의 노력처럼 선진화되기를 기대한다.

한 나라의 백성은 그 누구로부터든 인권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침해당하지 않되 안전이 확보되고 생활에 불편과 위협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 청소년, 장애인, 노인, 여성, 외국인들에게 있어서 이런 환경은 무조건 갖춰져야 할 당위성이자 현대사회의 필수 선결요건이 된다.

시인이든 경찰이든 일반 선량한 백성이든 다 같이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다. 오늘 이 가난하고 불쌍한 시인은 노래한다.

‘오 아름다운 날/ 꿈 날 같은 청주// 시인 같은 경찰/ 경찰 같은 시인//다 같이 노래하네/만방에 평화와 희망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