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지켜보며
20대 총선을 지켜보며
  • 반영호 <시인>
  • 승인 2016.04.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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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시간의 문앞에서
▲ 반영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 전 공천과정이 실제 선거보다도 치열한 싸움이었다. 공천은 자기편 끼리의 다툼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결국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되어 한바탕 아수라장을 연출했었다.

공천이 확정되고 선거 전 고민이 많았다.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살아오면서 은혜를 입고 인연을 맺어온 사람을 찍어야 한다는 반면, 아들은 제대로 일할 능력 있는 사람을 찍어야 한다고 했다. 또 친구는 연고가 있는 우리 지역 사람이 꼭 당선돼야 우리가 산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부자지간이고 절친이라도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나무랄 수 없다. 정답이 없다는 말이다.

결과는 더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다.

성난 민심이 ‘새누리당’을 심판했다. 새누리당의 참패로 과반 의석수를 상실하면서 제1당까지 내줬고, 더민주는 선전한 결과이고, 국민의당은 돌풍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은 총 122석으로 과반 의석수 확보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제1당까지 내줬다. 이로써 20대 국회는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됐다.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야권 의석수는 167석으로 과반 의석을 가뿐히 넘었다. ‘진실한 사람’을 뽑아달라며 국회 심판론을 외쳤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오히려 민심에 호된 ‘심판’을 받은 것이다.

우리 고장은 어떠한가. 20대 총선이 여소야대의 결과를 낳았지만, 충북에서는 새누리당이 8석중 5석을 확보하며 신승을 거뒀다. 새누리당은 충북에서 정우택, 이종배, 권석창, 경대수, 박덕흠 등 5명의 후보가 승전고를 울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도종환, 변재일, 오제세 후보가 승리, 체면을 살렸는데. 나와 같은 문학을 하는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이 당선 되는 영광을 얻어 감회가 깊다. 서원 선거구의 오 후보는 개표 이후 계속 뒤지다가 자정을 넘겨 막판에 관외 사전투표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새누리당 최현호 후보에 진땀 나는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제19대 때와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이 5석, 더민주가 3석을 얻었다.

새누리당은 청주권에서 ‘야당 의원 4선 견제론’이 표심을 파고든 데다 외가가 옥천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다른 지역보다 두터운 상황에서 야당의 ‘정부 심판론’에 자극을 받은 보수층이 견고하게 결집하고 있다고 보고 내심 8석 싹쓸이를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부3군은 경대수 새누리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 최종 투표 결과 총 선거인수 16만5086표 중 유효투표수 9만2576표 가운데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가 45%를 얻어 39%를 획득한 더불어민주당 임해종 후보를 5.53% 차이로 승리했다. 국민의당 김영국 후보는 15%를 얻는데 그쳤다.

특히 이번 20대 총선은 경 후보가 자신의 텃밭인 고향 괴산군이 선거구획정에서 남부3군에 편입되면서 더욱 힘든 선거전을 치러야만 했는데, 선거구 통폐합에 반발, 투표 거부 운동이 일었던 괴산군의 투표율은 결국 도내 14개 선거구 중 결과적으로 가장 낮은 51%를 기록했지만 중부3군 유권자들은 지역발전을 염원하며 그의 재선에 힘을 보탰다. 태어난 고향이기는 해도 오랫동안 떠나 있었고 뒤늦게 총선에 합류했던 국민의당 김영국 후보는 3위에 그쳤지만, 예상과 달리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놀랐다.

친구와 아들과 함께 늦은 시간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개표과정을 지켜봤다. 당선자에겐 박수를, 낙선자에겐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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