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상실의 시대
가치 상실의 시대
  • 김용례 <수필가>
  • 승인 2016.04.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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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 김용례

지난주 청주예술제가 있었다. 예술제의 한 행사로 문학인 초청 및 강연회가 있었다. 제목은 가치상실의 시대. 소설가 이광복 선생님께서 청주문인들과 시민을 위해 귀한 걸음 하셨다. 40여 권의 책을 내신 이력을 보고 한 번 놀라고, 원고지에 글을 쓸 땐 손에 작업 품이 생기도록 쓰셨고 컴퓨터로 글을 쓰시면서 손가락에 지문이 닳아 뜨거운 커피 잔도 잡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또 놀랐다. 책머리에 뼈를 깎는 아픔으로 글을 쓰셨다고 했다. 문학하는 사람으로서 머리가 숙여진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지 묻고 싶을 때가 많았다. 선생님자료에는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을 열거하셨다.

나는 얼마 전 세계가 주목했던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기사의 바둑대결을 보면서 두려웠다. 이제는 인간과 기계, 과학기술의 발달로 시대가치가 변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일들을 통해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세돌 기사는 인간이 진 것이 아니라 이세돌, 자신이 졌다는 말로 인간을 위로했다.

선생님께서는 올바른 가치관 정립의 중심에 바로 문학이 있다. 문학을 알아야 인생을 알고, 인생을 알아야 인간중심의 가치관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하셨다.

무릇 정신적으로 수준 높은 국민이 일등 국민이다. 그런 일등 국민이 넘쳐날 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우리나라가 세계무대에서도 당당히 선진국으로 행세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에 나는 절대 공감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에서 인간답게 살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것도 살아오면서 많이 느꼈다. 가치상실의 시대, 사람마다 사는 방법이 다르니 가치를 두는 곳도 다 다르리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돈을 또는 사랑을, 명예를 다 각자 다르고 어떤 것이 옳고 그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토론 주제를 받고 선생님 소설집 동행을 사 부랴부랴 읽었다. ‘인간은 각기 다른 길을 걸으며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저마다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떤 험난한 길에서 동행해야 할 때가 있다. 그때 서로를 감싸 안을 수 있는 배려가 있다면 진정한 동행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았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인간중심의 문학을 해야 한다고 한다. 문학은 감동을 목표로 하고 문학은 언어를 수단으로 하고 언어는 인간을 새롭게 만들며 완성 시킨다고 했다.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나, 느낄 수밖에 없는 정서를 표현하고 어떤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가를 모색하는 쪽으로 전개되는 것이 인간중심의 문학이다. 나는 수필을 쓰고 있지만 내가 쓰는 글이 사람들에게 감동과 정서에 도움이 되는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는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일들이 사지사방에서 일어난다. 아무리 가치상실의 시대를 살아간다지만 사람으로서 근본까지는 잃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상이 하루하루 아름다워지는 계절, 지금은 꽃을 피우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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