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화합·협력의 새 지평을 열자
4·13총선 화합·협력의 새 지평을 열자
  • 김기원<편집위원>
  • 승인 2016.04.1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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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전국을 달구었던 4.13총선이 끝났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안갯속 총선이었으나 투표가 끝난 후 뚜껑이 열어보니 민심이 무섭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것은 거대여당 불용과 양당정치 견제였고, 3당 정치의 부활이었다.

또한, 견고했던 영·호남의 지역주의에 균열의 싹을 키워 올리고 있었다. 정당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새누리당의 참패, 더불어민주당의 강보합, 국민의당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적전분열로 어부지리를 얻었음에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친박과 비박 간의 오만하기 그지없는 공천싸움으로 민심을 잃었고, 더불어민주당은 분당을 초래했지만 그래도 야당견제 세력으로 수도권 주민들이 밀어준 덕분이고, 신생 국민의당은 호남 민심을 등에 업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던 선량은 하늘이 낸다고 했다. 하여 민심을 얻어 선량이 된 당선자들에게 먼저 축하를 보낸다. 또한, 고배를 마신 낙선자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올린다. 모두 나라와 지역과 국민들을 위해 헌신봉사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니 당락에 관계없이 그간의 노고를 위무하는 것이다.

사실 이번 총선은 바람과 이슈가 없는 밋밋한 선거였으나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국민의 관심이 컸다. 선거구획정이 지연돼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썼고, 상대적으로 정치신인에게 불리한 선거였다.

20년 만에 3당 체제로 선거구도가 짜여 영남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들과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는 여ㆍ여 싸움을 했고,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피 터지는 야·야 싸움을 했다.

여당의 본산인 대구에서 야당후보가 당선되고 호남에서도 여당이 당선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지만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학연 혈연 지연의 연고주의는 여전했다.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막판 네거티브가 횡횡하기도 했다. 일등만이 살아남는 소선거구제라보니 사생결단식 선거운동을 하는 까닭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의주를 물고 용트림을 하는 잠룡도 있고, 안타깝지만 이무기가 되어버린 잠룡도 있다. 이 또한 하늘의 뜻이다. 어찌 되었건 선거는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당선자에게 고한다. 먼저 서울대학교 입학식에서 ‘여러분들은 서울대학교에 오고 싶어 했던 낙방생들에게 빚쟁이 입니다’라고 했던 김난도 교수의 대갈일성을 당선자들에게 상기시키고자 한다.

당선자들은 치열하게 경쟁했던 낙선자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으니 그들의 공약 중 좋은 것은 받아서 쓰고, 필요하면 협조도 구하라.

뿐만 아니라 지지해준 많은 유권자에게도 무한 빚을 지고 있다. 그들에게 빚 갚는 길은 초심을 잃지 않고 민의를 성심을 다해 받드는 것이다.

전국투표율이 58%였다. 적어도 10명 중 4명이 투표하지 않았다. 왜 1,766만 명이나 되는 유권자들이 기권했는지도 살펴보고 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나리가 되었다고 으스대지 말고 국가와 국민들에게 빚쟁이임을 임기 내내 잊지 말아야 한다. 여당의원이든 야당의원이든 국익과 국리민복을 위해 화합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번 총선의 메시지가 바로 화합과 협력이기 때문이다. 낙선자들도 결과에 승복하고 권토중래하기 바란다.

TK의 본산인 야당불모지 대구에서 끝내 금배지를 단 김부겸 후보를 벤치마킹하면 좋으리라. 유권자들도 이제 총선의 추억에서 빠져나와 화합과 협력의 새 지평을 열자. 그게 바로 성숙한 민주시민이 나아갈 길이다. 진일보된 20대 국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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