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선(公共善)을 위하여
공공선(公共善)을 위하여
  • 최원근< 청주시 서원구 가로정비팀장>
  • 승인 2016.04.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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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최원근< 청주시 서원구 가로정비팀장>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지금 이시간 무심천변에는 눈처럼 하얀 벚꽃 꽃송이를 만들어 낼 시점에 맞추어 벚꽃엔딩 노래가 흘러나온다.

밤에는 젊은 연인들이 가로등 빛으로 더욱 아름다운 벚꽃자태에 작품하나 만들어보자 사진기를 들고 다니지만, 내 손에는 불법노점상 단속을 위한 붉은색이 도는 경광등이 쥐어져 있다.

자유는 도덕의 전제조건이다. 우리가 선한 일과 악한 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비슷한 단어인 자율은 도덕적 행동의 밑바탕이다. 자율은 충동과 욕망을 조절하여 자신의 의지와 이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25년 넘짓 공직생활을 하지만,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아쉬운 점은 이러한 원리를 벗어나 그저 ‘사회엔 질서가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통제를 요구하는 민원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당연히 사회엔 질서와 통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떠한 종류의 질서와 어떠한 종류의 통제도 허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누군가 한명이 길구석에 담배꽁초를 버리면, 순식간에 그 자리에 담배꽁초나 컵 등 여러 쓰레기가 쌓이게 되고, 누군가 무단횡단을 하면 주변 사람들도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마치 전염병처럼 퍼지기 시작한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끊길 무렵 무리하게 차량들이 꼬리물기를 하면 다른 차선에서도 역시 꼬리물기로 교차로 매우 혼잡한 상황이 되고 교통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이런 꼬리물기, 끼어들기 등 불법운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4조 5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비용은 결국 우리 모두가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지금 청주시 서원구(구청장 이철희)에서는 고유업무와 더불어 공동체 문화형성을 위한 ‘서원사랑 시민운동’을 정(情), 행(幸), 청(淸대), 락(樂) 4대 목표를 정해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것은 인간다움이 느껴지는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정’, ‘신뢰’, ‘이웃’ 등과 같은 무형의 자산을 기반으로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뒷받침 없이는 사회가 발전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시민들의 자율참여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 우리 선배님은 배고픔을 잊고자 욕망을 참아갔으며, 남(타국)보다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이 자본주의 사회를 발전시켰고, 편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첨단사회를 발전시켰다. 이제는 나부터가 아닌 이성을 통해서 남을 먼저 생각하는 자율의지를 통해 옛 잃어버렸던 이웃간의 정과 사랑을 되찾아 보자. 이것이 선배님들께 보여주어야 할 진정한 모습이자 의무인 것이다.

이런 노력은 자연이 공공선은 증진시키고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사회적비용 절감은 물론 선진시민으로 성숙될 수 있는 의식개혁으로 번져 나갈 것이다. 그러면, 머지않아 벚꽃아래 내 손엔 딱딱한 경광등이 아닌 멋진 사진기가 자리잡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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