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채우는 배움-인성교육의 필요성
마음을 채우는 배움-인성교육의 필요성
  • 임재희<청주 서원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 승인 2016.04.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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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임재희<청주 서원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2015년 8월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었다. 유치원을 포함한 초중고에서 인성교육관련 수업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개개인의 인성이 도대체 얼마나 문제가 되길래 새삼스럽게 법으로 의무화까지 한 것일까?

학교폭력, 묻지마 폭행 등의 사건을 뉴스에서 보면, 보통 그 가해자들은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한다.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분노와 함께 그렇게 자라온 가해자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그런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줄 누군가가 아무도 없었을 수도 있고, 또한 우리 사회가 그들을 방치했던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밥상머리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밥상머리교육이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인성을 형성해 주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대가족이 함께 살며 이런 밥상머리교육뿐 아니라 의도하던 의도치 않던 부모, 조부모 그리고 형제·자매로부터 많은 걸 보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외동으로 자라고 또 부모의 맞벌이 덕분에 아주 어려서부터 가정이 아닌 어린이집 그리고 유치원에서 양육되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자꾸 많아지는 사회문제의 원인을 어려서부터 이루어져야 할 올바른 인성교육의 부재에서 찾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보육시설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만 집에서 부모로부터 자연스레 몸으로 취득하던 과거에 비해 그런 기회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서원구에서는 올해 ‘I LOVE 서원’이라는 서원사랑시민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아이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려는 방안으로 3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관내 어린이집 1개소를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해주는 ‘세살 버릇 여든까지’를 실시하고 있다. 식사, 의복, 인사, 언어의 바른 습관 형성을 위한 기본예절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정직, 감사의 마음, 잘못의 인정 등을 강조하는 교육을 통해 요즘 아이들에게 부족한 인성을 조금이나마 보완해주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하게 되었으며,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연동화의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껏 구연동화 수업을 한번 한다고 해서 아이들을 올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겠느냐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인성교육을 추진하면서 아이들이 짧은 수업을 끝낸 후에도 수업 전과 다르게 생각이나 행동, 말투가 바뀌는 것을 보았다.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생각, 행동을 스스로 느끼게끔 하여주는 인성교육이 분명 긍정적인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지만 너무나 당연해서 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누구도 먼저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러한 작은 시책 하나가 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구청에서 시작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주는 봉사자들과 어린이집의 인성교육에 대한 높은 호응이 합쳐져 아직은 그 효과를 알 수 없을지라도, 우리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는 지금보다는 조금은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나만이 아니라 남과 함께 나누고 나눔을 통해 기쁨을 느끼고 내가 아닌 우리라는 것을 배움으로써 우리의 아이들이 변화하고 꿈을 가져 올바른 성인으로 그리고 인성을 갖춘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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