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쉼'
신의 한 수 `쉼'
  • 백인혁(형기) 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6.03.3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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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백인혁(형기) 원불교 충북교구장

알파고가 한동안 우리를 재미있게 해 주었지요. 알파고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세돌이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했습니다. 기계가 우리 인간을 이기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우리 인간에게는 어쩌면 견딜 수 없는 충격을 안겨 준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세돌 기사가 한 판을 이겼습니다. 그것도 신의 한 수로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에게는 언제든지 신의 한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기계가 발달해도 인간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날이었으니 우리 인류에게는 참으로 기쁜 날이었던 것이지요.

우리네 팍팍한 인생살이에서도 이처럼 신의 한 수가 있었으면 좋겠지요. 그 신의 한 수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요즘은 일상에서 대부분 기계를 사용하기에 사람의 일손이 덜어지기는 했지만 옛날에는 사람 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농부들은 농사철이면 너무 바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죽으려야 죽을 시간조차 없다”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계속 일만 하다 보면 지쳐 쓰러져 죽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바빠도 일 못해 안달이 난 사람도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하루씩 쉬었습니다.

이렇게 쉴 때는 잠을 자거나 힘이 쓰이는 작은 일을 하지요. 하지만 쉬는 일조차도 계속 하지 않았습니다. 잠깐씩 쉬어가며 했지요. 잠을 자다가도 쉬었다 자고 소일을 하면서도 짬짬이 쉬었다 합니다. 야유회를 가거나 놀이공원에 가서 놀면서도 흔히 하는 말 “노는 것도 힘드니 좀 쉬었다가 합시다.”하지요. 딱 맞는 말입니다. 무엇이든 한 가지를 계속하면 힘이 들기에 하던 일을 잠깐이라도 멈추어 쉬었다가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신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주었지만 멈추어 쉴 줄 아는 지혜도 주었습니다. 바쁜 현실 속에 잠시 잠깐도 쉴 틈이 없다는 말이 너무도 익숙해진 우리의 삶이지만 그래도 짬을 내어 잠깐씩 쉬면서 일을 해야 능률도 오르고 일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튼튼한 기계라도 계속 돌리면 멈추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고장이 나서 멈추기 전에 멈추었다가 다시 돌립니다. 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잠깐 쉼’ 또는 ‘잠깐 멈춤’이라는 신의 한 수를 활용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잠깐 쉼’은 유럽을 정복한 나폴레옹이 자주 사용했다고도 합니다. 그래요 우리가 우리 인생의 수레바퀴를 우리 마음대로 멈출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더 빠르게 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돌아가는 것만 바라보고 앞으로 무엇엔가 쫓기듯 바쁘게 사는 우리들 ‘잠깐 쉼’, ‘잠깐 멈춤’이란 신의 한 수를 활용하여 여유를 찾아 건강한 삶을 가꾸어 보시길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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