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옆에서…서원옆에서'
`국화옆에서…서원옆에서'
  • 손은정<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 승인 2016.03.31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 손은정<청주시 서원구 세무과 주무관>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보다/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중략…)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 시인은 ‘국화 옆에서’란 시를 통해 소쩍새의 슬픈 울음도, 먹구름 속에서 울던 천둥소리도, 간밤에 내린 무서리도 모두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한 산통으로 풀어냈다.

“어떻게 오셨어요?, (동시에 전화벨 띠리링~)잠시만요. 감사합니다. 세무과 손은정입니다.” 이 말은 요즘 내가 하루를 보내며 가장 많이 하는 문구이다.

정기분 등록면허세를 힘겹게 부과하고, 고지서가 발송된 이후, 온종일 민원 전화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요즘, 어쩌면 지금이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한 산통의 시기가 아닐까?

학교를 졸업하고, 작년 11월 2일에 서원구청 세무과 도세팀으로 발령을 받아 등록면허세라는 세목을 맡은지 벌써 4개월이 다 되어간다. 세무직 공무원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 자신감과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첫 출근을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학교 다닐 때와 구청으로 오기 전 공무원에 대한 나의 인식은, 항상 정시에 출퇴근하며, 여가생활을 즐기고, 시민들로부터 선망받는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규발령을 받아 세무과 민원창구에 앉은 ‘바보’는 민원인에게 “할 줄 아는 게 뭐야!”라는 무시를 받으며 꿈으로만 여겼던 공직생활의 기대가 환상이었음을 깨달아야 했다.

하나하나, 업무를 배우고 처리하면서, 실수도 연발하고 선배 공무원에게 금방 들었던 업무 관련 얘기도 돌아서면 기억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갈수록 초라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I CAN DO IT!(나는 할 수 있다)’ 평범하지만 정말 소중한 이 말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나 자신에 대한 용기를 심어주곤 하였다.

전화가 빗발치고, 납세자들의 세금 고지서에 대한 거센 항의가 있다고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정말 힘들고 고달픈 하루의 연속이며, 깜깜한 긴 터널을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는 정신없는 일상 속에, 세금에 대한 납세자들의 조세 저항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고, 지방세법에 정해진 대로 업무를 집행해야 하는 우리와 납세자와의 장벽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가 앞으로 내가 배우고 터득해야만 하는 사명임을 알게 되었다.

서원구 세무과가 담당하고 있는 지방세는 1월은 등록면허세, 6월 및 12월은 자동차세, 7월 및 9월 재산세, 8월엔 주민세를 정기분 지방세로 부과하고 있다. 정확한 지방세 부과업무와 더불어 2014년 12월부터 체납액 제로화의 꿈을 이루고자 ‘AnyTax365팀(서원구 세무과 특별징수팀)’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전 직원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뜻으로 부과 및 체납액 징수에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

어제가 있으니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는 게 아닌가.! ‘종즉유시(終則有始)’의 각오가 필요하다.

어제까지 힘든 업무로 흔들리는 나 자신을 바로잡고, 지금 이 순간 온 정성을 쏟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명품 서원구의 일원으로 선배 공무원들과 같이 업무처리도 능숙하게, 민원 처리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한송이의 국화꽃’같은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