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보트(Swing Vote)
스윙보트(Swing Vote)
  • 엄태웅<보은군선관위 공정선거지원단>
  • 승인 2016.03.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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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엄태웅<보은군선관위 공정선거지원단>

어느 날 아들이 컴퓨터로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던 나는 아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스윙보트(Swing Vote) 라는 제목의 영화였는데 주인공의 표에 미국의 대통령이 결정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평범한 가장으로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없어서 선거에 대한 관심도 없고 투표에도 거의 참여하지 않는 스윙보터였다. 영화를 보면서 스윙보터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 찾아보니 지지하는 정당이 없어 어느 정당 또는 정치인에게 투표할지 정하지 않은 사람들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본인의 관심이나 이슈에 따라 선택을 다르게 하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해버린 유권자들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은 투표 결과를 뒤엎을 수 있는 열쇠를 쥐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접전이 예상되는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한다. 비록 영화 속의 이야기지만 스윙보트는 현대 민주주의를 의미심장하게 풍자하고 있다.

우리는 선거철이 되면 투표할 인물이 없다거나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된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국회의원들이 정말로 국민을 위해 일하려는 것인지 믿기가 어렵다. 이렇듯 투표에 대한 무관심과 정치에 대한 불신은 낮은 투표율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무관심과 외면이 곧 무책임한 정치로 돌아온다는 점을 잊고 살아왔다. 어떤 사람들은 무관심 역시 하나의 정치적 태도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에 일어날 정치적 결과로부터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을 것이라고 여기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타인에게 자신의 결정을 떠넘긴 것이다. 투표를 통해 정당과 정치인을 긴장시킬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국민을 위해 일할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결국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주의는 정당이 국민을 지배하고 이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반영하고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정치에서 선거란 국민이 선출한 인물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권력을 위임하는 과정이다.

결국 정치란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될 수밖에 없으며 정치를 기피하고 다른 세계의 일로 생각하는 것은 곧 자기 삶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윙보트의 주인공은 여러 계기를 통해 점차 자신이 가진 투표권의 무게와 책임감을 깨닫고 더 나은 선택을 위해 고민하며 수많은 노력 끝에 투표소로 당당하게 걸어간다. 이렇듯 스윙보트는 좋은 결말로 마무리 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되고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하는데 왜 우리는 먹고사는 게 힘들다고 말하는 것일까. 이것은 아직도 우리나라의 선거가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말한다. 여기에는 정치인들의 자질문제도 포함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에게 인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으로 선거에 임해야 우리가 바라는 먹고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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