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공사중
중국은 지금 공사중
  • 김기원<시인·문화평론가>
  • 승인 2016.03.30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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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 김기원

지난주에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해와 부자도시로 이름난 항주를 둘러보고 왔습니다.

중국을 다녀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 역시 중국의 놀라운 변화상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국은 이제 더 이상 잠자는 사자가 아니었습니다. 헐벗은 나라, 가난한 국민, 획일화된 사회는 옛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지구촌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보다는 아직은 힘이 조금 달리기는 하지만 용호상쟁을 벌일 만큼 위풍당당한 사자가 되었습니다.

개혁 개방을 통해 자본주의의 장점을 잘 접목시킨 덕분입니다.

이에 따른 지역 간, 도농 간의 격차문제와 부의 편중과 개인주의의 심화 등 중국사회의 어두운 그늘이 없진 않지만 중국의 대국굴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지금 온통 공사 중입니다. 국방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크고 작은 공사가 대륙을 달구고 있습니다.

리모델링하고 재건축하는 이른바 중국을 개조하고 혁신하는 전 방위 공사입니다.

국토를 횡단하고 종단하는 고속철도건설공사가 중국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고, 대도시마다 지하철공사가 한창입니다.

상해는 포동지구도 모자라 도시의 외연을 확대하고 있고, 항주는 금년 9월에 개최되는 G20 국가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도시정비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부정부패척결 공사와 제도와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비리연루자들을 가차 없이 처벌하니 평소 당 간부들과 고위 공직자들로 성업을 이루던 유흥업소들이 파리를 날릴 정도이니 강도를 짐작할 만합니다.

특히 부러운 것은 문화산업 진흥이었습니다.

유명 관광지마다 특색 있는 문화이벤트 사업을 펼치고 있고, 지금도 많은 도시와 지역들이 고유한 문화예술사업 개발에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상해의 서커스쇼, 항주의 송성가무쇼, 심천과 장가계의 매머드공연 같은 볼거리문화를 다양하게 개발해 중국의 문화예술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겁니다.

돈도 벌고, 일자리도 창출하고, 중국의 이미지와 지역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입니다.

이 밖에도 다중시설의 화장실과 도시의 외관들이 놀라울 정도로 깨끗해졌고, 사람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습니다. 중국 변화상을 입증하는 대목입니다.

황푸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본 상해의 야경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124층 건물을 비롯한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건물에 형형색색의 네온사인과 레이저불빛으로 단장해 홍콩의 야경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했습니다.

상해시를 장차 대한민국 인구와 맞먹는 5천만 명을 수용하는 세계 최대도시로 만들 계획이라니 중국의 저력이 놀랍다 못해 무섭기까지 합니다.

중국! 한반도를 지배하려고 수없이 침략했고 때론 도와주기도 했던 애증의 나라.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동북공정을 하는 나라. 한때 일본에 국권을 유린당한 아픔이 있는 나라. 이제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항공모함을 만들고, 최대인구와 막강한 군사력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공룡이 되어버린 나라.

거대 중국은 이처럼 국력을 쌓고 다지는 공사를 맹렬히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지금 어떠합니까?

보시다시피 지금 한국은 나라 전체가 온통 대립하고 갈등하는 분란국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한류가 중국에서 인기를 끈다고, 중국의 유커들이 한국화장품을 싹쓸이해 간다고 자만하면 큰코다칩니다.

중국의 거대자본들이 우리가 앞선 기술과 문화산업들을 곧 집어삼킬 태세입니다.

정치권이 정신 못 차리면 민초들이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우리도 국가개조사업의 망치를 들어야 합니다.



/시인·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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