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옥새, 구경거리 선거가 되고 마는가
배신과 옥새, 구경거리 선거가 되고 마는가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6.03.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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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타임즈의 시사펀치

주권 국민을 대신해 4년 동안 국정의 한 축을 맡게 될 제20대 국회의원 입후보 등록이 마감됐다. 바야흐로 ‘예비 후보’라는 사족을 달고 변죽만 울리던 선거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일견, 후보 선출을 앞두고 각 당의 내홍이 심각하게 전개되면서 진작부터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정작 국민의 건강한 살림이거나 국가의 미래 흥망성쇠에 대한 고민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음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우리 지역에서도 경선 불복, 탈당, 무소속 등으로의 방향전환 등 기본적인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일이 여럿이니, 청풍명월, 양반의 고장이라는 자긍심이 부끄럽기만 하다.

가관인 것은, 방향 급선회를 거친 출마의 속내가 ‘마타도어를 일삼은 후보가 당선되는 꼴을 그냥 보고 있지만 않겠다’거나, ‘정당한 경선을 방해하면서 특정 후보에 대한 편파적 압력에 대한 분노와 개인적 구원(舊怨)’이라는 말도 떠돌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말들은 차라리 그야말로 호사가들의 입방아쯤으로 떠돌다 말았으면 싶은데, 민심은 그렇게 흐르지 않는 듯하다.

구경거리 중에 으뜸은 물구경, 불구경, 싸움구경이라는 시쳇말이 있다.

세 가지 모두 당하는 사람에게는 비극적인 상황인데, 어째 이번 선거가 국민의 투표 참여라는 소중하고 숭고한 가치 대신 구경거리의 하나로 전락하고 마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선거가 지극히 짧은 기간과 형식에 치우치거나 부정행위 차단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책을 통한 후보 선택은 이미 물 건너간 듯하다. 그러니 후보들은 그저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혈안일 수밖에 없고, 정책 대결은 그저 녹음기처럼 되풀이되는 언론의 공허한 타령에 불과하다.

압권은 ‘진박’과 ‘찍힌 박’쯤으로 양분되는 유승민 후보에 대한 설왕설래 가운데 ‘옥새’가 단연 으뜸이다.

당대표가 결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사라진 옥새’로 지칭하는 발상은 도대체 그 어느 누가 가장 먼저 했으며, 이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쓰는 언론은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타임즈 또한 반성에 반성을 거듭한다.

사족일 것이다. 그런데도 ‘옥새’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국어사전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으니, 국립국어연구원이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에 ‘옥으로 만든 국새.= 보새’라는 뜻풀이가 분명하다.

‘국새’를 다시 찾아보니 ①나라를 대표하는 도장. ②국권의 상징으로 국가적 문서에 사용하던 임금의 도장이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이 무색하다. 국회의원선거는 입법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을 뽑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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