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며 살아봅시다
나누며 살아봅시다
  • 백인혁<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6.03.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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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백인혁

옛날에 놀 것이 부족해서 주로 어린이들이 하면서 놀던 것을 놀이라 합니다. 이 놀이에 빠지면 해가 넘어가는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를 계속하고 싶은데 빨리 와서 저녁밥을 먹고 잠을 자야 내일 다시 놀 수 있다고 하시던 부모님들의 말씀이 그때는 참 야속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때의 놀이 모습은 이랬습니다.

다음날 다시 시작하면 어제 하던 그다음을 이어서 계속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장소에 모인 친구들끼리 새롭게 편을 갈라 다시 놀이를 시작합니다. 어제 땅따먹기 놀이를 하다가 그만두게 되었으면 오늘 다시 땅따먹기를 한다고 해도 어제에 이어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원을 그리고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아마 놀이는 언제나 서로 간에 공평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사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사회현상을 보면 그때에 우리 어린아이들 사이에 존재했던 그 놀이 문화만큼도 성숙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든 서로 공평보다는 가진 것을 자랑하고 뽐내듯 상대편을 기죽이고 짓누르고 아예 자기들만이 울타리를 쳐 놓고 그 안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풍속이 자리 잡아가는 듯합니다.

최근 우리는 누가 돈이 없어서 불을 지피지 못해 추위에 고통받다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 뉴스를 흔히 접합니다. 아나운서는 아무 감정도 없이 이런 소식을 우리에게 전하고, 그 소식을 접하는 우리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버린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해 차를 몰고 아무 데나 돌진하거나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로 마음을 달래는 현상이 자주 뉴스에 등장해도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야 하며 외면하는 우리의 현실이 마음 아픕니다. 아마 우리는 동포끼리 서로 죽이는 동족상잔의 아픔을 격은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안 했는데 벌써 잊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그 아픈 사실을 또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 조상은 콩 한 조각도 나누어 먹으란 교훈을 저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반만년을 이민족의 침략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내고 우리의 전통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신 선조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지혜의 말씀이라 생각됩니다. 고통도 함께 나누고 기쁨도 함께 나누며 서로 힘을 합하여 불어오는 바람을 이겨 가다 보면 어떠한 시련도 극복할 수가 있고 우리 민족의 생명을 지켜내며 우리 강토를 지켜내서 수만 년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교훈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서로 나누며 살아갑시다. 일터도 나누고 먹거리도 나누며 자리도 나누어서 그저 그 사람이 그 일을 해주어 고맙고 감사하다며 서로 어깨동무하며 살아가는 문화를 되살려 우리 젊은이들이 고통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혹 이 일에 누구 앞장설 사람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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