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공직사회로의 길
`함께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공직사회로의 길
  • 지헌성<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장>
  • 승인 2016.02.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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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지헌성<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장>

사람 인(人)의 어원은 서로 기대어 의지하는 모습으로 공동체를 의미한다. 즉,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을 뜻하며 ‘함께’라는 가치와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가치관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급속한 기계화, 기업이윤의 극대화, 경제중심의 사회구조 변화는‘함께와 과정의 가캄보다 ‘경쟁과 성과의 가캄를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여 왔다. 이러한 결과는 사람이 기업의 돈벌이 수단이 되었고 심지어 ‘파견’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장사가 합법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파견업종 확대와 해고를 쉽게 하는 것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기업과 재벌의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것인가?

다양한 이견이 있지만 재벌에 의한, 재벌을 위한 입법으로 ‘헌법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한 삶을 누릴 국민적 권리를 짓밟는 제도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법을 집행하는 공직사회에 경쟁과 성과만을 중시하는 성과 퇴출제가 도입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될까?

공직사회에 성과 퇴출제의 도입은 ‘공직사회 내부적으로는 민주성의 훼손’이고 ‘국민에게는 공공성의 훼손’이다. 공직사회는 수만 개의 다양한 단위업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서별, 개인별 업무내용이 기획, 인사, 민원, 환경, 건축 등 각기 다르므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성과평가 지표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삼성경제연구소 용역결과에서 제시된 바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구성원의 공감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 성과 퇴출제 도입은 결과적으로 평가결과 C등급을 받지 않고자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자에게 복종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비하는 등 공직사회는 부정부패와 비리가 고착화 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성과 퇴출제 및 성과 연봉제 확대로 직업공무원제가 해체될 것이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권력자에게 복종하는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이다.

성과지표 문제점에 대해 민원지적과를 실례로 들면 팀별 업무분야가 주민등록 및 인감증명 업무분야, 가족관계 업무분야, 지적업무분야로 제각각 다른데 어떤 평가기준으로 개인별 상대평가 할 수 있을 것인가?

(A)는 인감증명서 5건 발급하였고 (B)는 주민등록등초본 20건을 발급했다 해서 (A)를 저성과자로 평가해서 퇴출할 수 있는가?

공직사회는 행정수요에 대한 집행으로 내용이 다르다 하여도 민원신청을 모두 처리했다면 업무의 경중, 건수에 관계없이 100%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공공성이다.

도둑을 검거하는 것과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순찰을 강화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사회적 가치가 있는가?

주정차단속 실적을 높이는 행정과 주차장 확보 등 불법주차 예방을 위한 행정 중 어느 것이 시민을 위한 행정인가?

공직사회 성과 퇴출제 도입은 시민을 위한 행정보다 성과를 위한 행정을 강요할 것이며, 공직사회에 가장 중요한 협업체계가 무너지고 평가를 위한 평가로 행정력 낭비, 부정부패 등 많은 부작용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공직사회의 성과 퇴출제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생태계 먹이사슬로의 변화를 뜻한다.

우리는 매일 매일 생각과 선택 속에서 살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선택한 결과는 언제나 나의 삶의 질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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