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일자리부터 잡아야
일단 일자리부터 잡아야
  • 박병찬<칼럼니스트>
  • 승인 2016.02.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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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 박병찬

요즘 주말만 되면 좀 바쁘다. 지인 자녀 결혼식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서울과 대전에서 인척 및 동기생 자녀 결혼식이 있었다. 청첩장 결혼식 피로연 등 결혼과정 전반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인 자녀결혼, 이제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결혼식에 참석하면 대화의 핵심이 대부분 자녀 결혼문제가 된다. 식장에서 접촉하는 지인들이 대부분 나이로 봐 곧 결혼시켜야 할 20대 후반의 자녀가 있는 부모로 공통의 관심사가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때 주목을 받는 사람은 당연히 자녀를 출가시킨 경험자다. 이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녀를 출가시키는 문제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 역시 결혼 적령기에 있는 자녀가 있다가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대화의 최대관심사는 우선 자녀가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될까 하는 것이다. ‘성격이 좋은, 경제력(직장)이 있는, 배경이 괜찮은’등 말들이 많다. 사람마다 가치기준에 따라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겠으나 대부분 이런 것들이 조건인 듯하다.

주변을 보면 조건에 맞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듯하다. 맞는 배우자와 결혼을 했다가도 불행하게 사는 부부들이 많다. 어떤 조건이 정답이라는 원칙도 없다. 동일한 조건임에도 상대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건에 맞는 배우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부모라도 간섭하기가 힘든 이유가 아닌가싶다. 결국 당사자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얘기다.

다음은 의식주 문제인데 그중에서도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세 집을 마련하는데 만도 최소한 3억은 필요하다고 하니 걱정거리고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보통 직장인의 경우 대학졸업 후 취업해 준비해도 서른 이전에 부모 도움 없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력이 있는 가정은 예외다.

하여 결혼준비 풍토가 많이 변했다. 신혼집을 신랑 혼자 마련한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 신랑 신부가 함께 마련해도 힘든 시대가 됐다. 신랑 신부가 ‘있는 돈 없는 돈’ 다 그러모아도 추가로 대출을 받아야 서른 전후해서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얘기였다. 우리 세대는 신랑이 준비하는 것이 관례였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신랑 신부가 함께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풍토가 된 듯하다. 그만큼 상황이 많이 변했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됐다.

작금의 우리 사회 결혼의 심각성은 5포 세대를 넘어 7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연예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구입’ 포기를 넘어 ‘희망과 꿈’까지 포기하는 젊은이가 넘쳐나는 사회가 된 듯하다. 시발점은 경제력 문제가 아닌가 한다. 취업(일자리) 말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이나 정부나 주변 상황을 보면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말로는 일자리 창출 등 경제를 외치지만 하는 행태를 보면 성과가 보이지 않는 말뿐이니 말이다. 이들만을 믿고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 된 듯하다.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주변 상황만 원망할 때도 아니다.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의지와 열정과 노력이 더 중요한 때다. 그래도 힘들다면 눈높이를 좀 낮춰보는 것도 필요할 듯싶다. 그러면 그런대로 일자리가 보이지 않을까 한다. 일단은 일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결혼의 큰 전제조건이며 생계의 수단이기 때문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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